커피

하루의 낙인가, 에너지 드링크인가?

by 행부작가

결혼 전엔 엄마가 이렇게 바쁜 사람인지 몰랐다.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빨래를 돌린다. 식구가 5 명인만큼 하루라도 세탁기가 돌아가지 않는 날이 없다. 우리 집에서 가장 바쁜 가전은 세탁기와 건조기가 아닐까. 그다음이 식기세척기.


냉장고에 넣은 반찬은 안 좋아해서 매끼마다 새로 한 두 가지의 반찬을 새로 하면 12인용 식기세척기도 꽉 찬다. 어쩌다 시댁이라도 가면 식세기 없는 것이 너무 불편하다. "식세기 이모님이 필요해."란 말이 자동으로 나온다. 이래서 건조기, 식기세척기는 신혼 필수가전으로 거듭났나 보다. 안 쓰던 사람은 몰라도 한 번이라도 써본 사람은 다시 찾게 된다.


필수가전처럼 내 하루에도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커피이다. 하루 1~2잔의 카페인이 필수다. 몸이 축 처지거나 눈이 감길 때 "커피가 필요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오전 커피 한잔, 아이들이 하원 후 커피 한잔. 아이를 임신했을 때도 가장 참기 힘든 것이 바로 커피였다. 쓴 맛은 싫은 라테 파다. 아메리카노는 못 마시는 걸 보면 커피 자체를 즐긴다기보다 카페인이 당기나 보다.


이렇게 커피를 찾는 나도 처음부터 잘 마신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못 먹었던 사람이다. 고등학생이 되며 아이들은 커피를 찾았다. 그때 나는 딸기우유를 먹었다. 왜냐면?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배가 아파 뒹굴 정도였으니까. 대학생 때 과제가 많아 밤을 새울 때도 혹시나 하고 마신 커피에 배가 아파 밤새 고생을 한 기억이 있다.


그런 내가 어느 순간부터 커피를 찾았을까? 대학을 졸업 후 다단계에 들어가서 새벽 기상을 했을 때부터 같다. 체력이 좋지 않았던지라 커피는 어쩌면 생존을 위한 에너지 드링크였던 것 같다. 그 후로 커피는 내 하루에 빠지지 않는 음료였다. 출근할 때, 일하는 중간, 야근할 때까지 커피믹스를 달고 산 것 같다.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아침밥은 안 먹어도 모닝커피는 입에 들이붓는 하루의 시작이다.





그때도 지금도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커피 한잔은 삶의 여유를 주고, 기분전환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어느 때는 졸음과 피곤 퇴치용이다. 하루의 낙인지, 아니면 에너지 드링크 대용인지 몰라도 내 일상에 없어선 안될 존재이다. 당신에게도 그럴 테지만.



매거진의 이전글또 찾아온 <내 글만 구려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