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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Feb 15. 2023

엄마의 프로젝트 2

-비금찬이 만들어지기까지


 나와 남등생은  엄마의 꿈을 이뤄 드리기 위해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귀촌한 남동생은 아버지의 빚으로 정리될 수 밖에 없었던 저장창고를 대출을 일으켜 다시 찾아왔다. 쌀 발효 제품을 준비하던 나는 그동안 고생한 엄마를 위한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려면 엄마를 세세히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엄마의 이야기를 담아낸 브렌드여야 했기에 엄마와 동생과 수시로 연락을 해야만 했다. 아마도 엄마는 자식들이 자주 소통하고 안부를 전하며 서로 챙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엄마의 꿈 이야기를 하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위해 엄마는 매일 겹겹이 쌓인 배추를 사랑으로 절이고, 기다림의 시간으로 만들어진 쓴맛, 단맛, 짠맛이 어우러진 소금과 젓갈을 준비한다. 아버지의 부지런한 손길을 거쳐 빛나는 자태를 뽐내는 볼 빨간 태양초 고추와 뽀얀 속살 내비치는 마늘, 비릿한 젓갈 냄새를 잠재울 천하무적 생강, 그리고 양파, 사과, 배의 시원한  함까지 더하고, 찹쌀풀로 부드럽게 감싸 안는 포용력을 더해 엄마만의 비법 양념으로 무장시켜 김치를 만들어 내는 최고의 김치명인, 우리 엄마이시다. 우리 가족에게만은 그렇다.

 자식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는 엄마의 마음처럼 항아리에 채워지던 사근사근 손맛 담긴 김치가 매일 꿈을 꾸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때를 상상하며 남동생과 의논하면서  준비해 나갔다.

드디어 50년 전, 엄마가 혼자 항상 머물렀던 엄마만의 공간인 부뚜막에서 아버지와 네 명의 자식에게 사랑을 쏟았듯이 이제는 세상 사람들에게 남다른 사랑의 마음으로 담아낸 김치와 반찬들로 엄마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싶다는 꿈을 이루어 드렸다.

전남 신안군 飛禽島 비금도는 한자로 쓰면

'날아가는 새'라는 뜻인 비금 飛禽

지도를 보면 섬의 형태가 영락없이 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 천일염전이 최초로 시작된 비금도에서 엄마는 나고 자라셨다.

엄마의 고향 비금도의 비금과 찬을 붙여 '비금찬'이라고 상표등록을 했다.

디자인과 함께 상세페이지도 만들어 드렸다. 온라인 판매로 공동구매로 판매를 시작했고 고객들은 엄마의 김치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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