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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Mar 12. 202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엄마'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엄마'라는 존재는 늘 봄을 닮았다.

'엄마'라는 단어에는 대단한 기운이 담겨 있다. 세월을 거치고 지나도 변함없이 엄마는 우리 삶에 힘이 되어 준다.


'엄마'와의 추억은 향기와 맛으로 늘 기억된다. 엄마가 늘 해주던 음식, 엄마와 목욕탕에서 서로 등 밀어주며 느꼈던 엄마의 살결과 비누향ᆢ그렇게 엄마의 향기와 맛은 다시 고스란히 나의 아이들에게도 복사기처럼 그대로 또 다른  '엄마'로서의 존재가 된다.


어렸을 때 "걸레라도 빨게 세수한 물을 모아라" 아침마다 잔소리를 하시던 엄마는 "기름 한 방울 안나는 나라에 살면서 우리라도 아껴야지" 라며 절약을 몸소 실천하셨다. 식구들 입에 들어가는 음식 재료는 아끼지 않으셨지만 칠순이 훌쩍 넘은 지금도 아껴라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뱉어내는 잔소리 대마왕 절약가이시다.


그런 엄마가 어젯밤 통장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며 전화를 주셨다.

"내 통장 번호를 왜?"라는 짧은 대답에 이사 가는데 필요한 것 있으면 사라며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까지 하신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엄마가 딸한테 꼭 해주고 싶어서 그러니 얼마 안 되니 받아다오"하시길래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드렸다.


몇십만 원이겠지 했는데 5백만 원이 찍혀있다. 깜짝 놀라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잘못 눌러서 0을 하나 더 붙인 거지? 다시 보낼게요"했더니 아니시란다. 맞다..... 고 하신다.


"아, 진짜 엄마가 무슨 돈이 있다고ᆢ왜 그래!! 엄마도 힘들면서.. 다시 보낼게요."하고 전화를 툭 끊어버렸다.

다시 엄마의 전화벨이 울렸지만 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집요하신 우리 엄마는 막내동생에게 부탁했고 동생의 이름으로 내 계좌에 다시 보내셨다.


 "누나, 엄마가 그동안 딸한테 받고만 살았는데 이렇게라도 갚고 싶으시대. 그러니 받아. 엄마 마음 편하시게ᆢ"

동생의 전화에 차마 엄마 목소리를 마주할 수 없어 문자로 마음을 전했다.


"엄마 고마워요. 엄마가 주신 만큼 열 배로 갚아드릴게요.. 사랑해요."


또 이렇게 '엄마'는 엄마의 고집스러움의 힘으로 어깨 쳐진 딸내미를 곧추 세우신다.


봄꽃 만발해지면 더 늦지 않게 엄마 좋아하는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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