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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Apr 30. 2023

동행

빚쟁이가 되어가는 자식의 마음

친구에게서 귀한 선물을 받았다.

늦은 시간 고향집에 들른 친구에게 든든하게 배를 채워주고나서는 떠나는 자식에게 손수 키운 나물들을 봉지봉지 담아 챙겨 보내주신 어머님의  봄나물 보따리를 전해 받았다.

담겨 있는 여린 나물들을 펼쳐보며 손질하는데 뭉클함이 몰려왔다. 어둠 속에 잘 보이지도 않는 텃밭에 쪼그려 자식에게 들려 보내기 위해 이것저것 캐서 보내신 노모의 마음이 느껴져서였다.


땀 흘려 가꾸셨을 텐데ᆢ

자식은 어머니를,

어머니는 자식을 그렇게 서로 애타게 기다리고 무탈하기만을 걱정하며 무엇이든 내어 놓으며 한 세상을 서로 그리움으로만 살다 가는 것인가 싶었다.


늘 자식 걱정하시는 친정 엄마 생각이 나서 겉잎 하나도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데치고 무쳐 반찬을 만들었다.

혹여 나물의 향이 가려질까 싶어 마늘도 넣지 않고 슴슴하게 들기름과 누룩소금만으로 무쳐 내었다. 시금치는 집된장과 고추장, 들기름으로 무쳐 맛을 보니 나들이 삼아 시금치나물 넣고 김밥 말아 소풍이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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