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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May 22. 2023

소낙비 내리던 날의 단상

ㅡ한 끼 혼떡

전철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천둥 번개와 함께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잠시 멈춤ᆢ

비를 피해 있던 사람들이 뒤늦게 마중 나온 가족들과 하나둘씩 떠나고 나만  남게 되었다. 그렇게 자리에 남아 비가 멈추기를 바라며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런데 비는 그치지 않고 오히려 천둥 번개 소리만 더 무섭게 요란해졌다.

선택의 기로...

그냥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집까지 걸어왔다. 덩치 큰 아낙네가 검정 비닐 봉지를 흔들며 뛰지도 않고 느리게 느리게 빗 속을 걸어가는 모습이 우스웠는지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씩씩하게 계단을 오르고, 신호등을 건너고 건너고 또 건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 오늘 하루 만 보가 넘는 체력 방전을 하며 느껴졌던  배고픔이 나는 더 힘들었다. 봉다리를 흔들때마다 스멀스멀 퍼지는 매콤한 떡볶이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지만 발바닥이 아파 빨리 걷지 못했을 뿐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떡볶이에 대파도 송송 썰어 그릇에 담고 오랜만에 혼떡.


분식집 떡볶이로 한 끼를 때우며 어쩌면 내가 느꼈던 허기짐은 혼자 남아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던 잠깐 동안에 느껴진 외로움 때문이었나...


비 때문이겠지ᆢ



#오늘의밥상

#분식집떡볶이ㅡ혼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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