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May 24. 2023

원기 회복을 위해 전복을 택하다.

'산에는 산삼이 있듯 바다에는 전복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전복은 원기회복에 좋은 식재료이다.

오랜만에 전복을 주문하고 아침부터 손질해서 내장은 실리콘 각얼음 케이스에 담아 소분해서 냉동하고 전복 살만 따로 소분해 놓았다. 4,5월 전복 내장은 독성이 있어 꼭 익혀 먹어야 한다. 솥밥이나 전복죽 끓일 때 쓰기 위해 갈아서 냉동 보관하면 그때그때 꺼내 쓰기에 좋다. 내장을 갈기 전에는 청주에 담가 두었다가 미림 조금 넣고 갈아서 냉동 보관해서 되도록이면 빨리 먹어야 한다.


전복은 어떤 요리를 해도 식탁을 풍성하게 해 준다. 궁합이 좋은 잣과 마늘을 풍성하게 넣고 전복 솥밥을 해도 좋고 냉이와 편으로 썬 마늘, 도톰하게 자른 전복을 함께 넣고 오일 파스타를 만들어 놓으면 일품요리가 된다.


친정 엄마는 아이 넷 산후조리를 해주실 때마다 참기름만 넣고 소고기 대신 전복이나 새우를 넣어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 모유 수유하는 동안 갓 태어난 손주들을 위해 전복과 참기름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덕분인지 가끔 백일 때 우리 아이들 사진을 보면 또래보다 피부도 뽀얗고 엄청 튼실해 보인다.


전복을 손질하면서 유난히 위장이 약했던 큰 딸아이 생각이 났다. 시험 때면 고기보다 전복죽으로 하루 세끼를 대신했다.


음식을 세팅할 때 전복 껍데기는 요긴하게 쓰인다. 깨끗이 세척한 전복 껍데기를 끓는 물에 식초를 넣고 데쳐내고 남아있는 전복 살 찌꺼기들을 깨끗이 제거해 준 다음 말려 냉동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하고 있다.


바다 쪽 식재료는 입에도 안대는 까다로운 아들에게 전복을 다져 넣은 볶음밥에 치즈를 올려 전복 맛을 감춰 주었다.

아무 반응 없이 먹는 아들에게

 "어때? 볶음밥?" 했더니

"맛있어요" 한 마디.

얏호^^

오늘도 아들 입맛 길들이기 성공!!


아들 챙겨주고 남은 볶음밥으로 전복껍데기에 세팅해서 그럴싸하게 나를 위한 한 끼도 챙겼다. 샐러드 야채가 없어 살짝 아쉬웠지만.

작가의 이전글 소낙비 내리던 날의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