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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May 19. 2023

봄날처럼 나를 사랑하기

ㅡ무심코 윤슬을 바라보다 드는 단상

요즘 나의 일상의 제일 큰 변화는 운전보다 웬만한 거리는 전철로 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전철 안에서 바라다 보이는 한강의 윤슬은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 볕을 온몸으로 담아낸다. 어둑해진 퇴근길 시간에 마주치는 한강은 수천수만 개의 별 빛과 하나의 달 빛을 담아낸다. 날이 좋을수록 늦은 밤일수록 한강 물에 부서져 더욱더 찬란하게 빛나는 윤슬은 눈부시게 쏟아지듯 나를 향하고 있었다. 때로는 정신 바짝 들도록 나에게 힘찬 파이팅을 외쳐 주었고, 어느 날엔 힘내라고 토닥토닥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윤슬은 봄의 끝, 여름의 시작을 알리며 부서지는 반짝이는 빛들을 뿜어낸다. 노을빛을 담은 윤슬, 햇빛 아래서 빛나는 수면 위에 반짝이는 구슬 보석 같은  아름다운 윤슬을 볼 때마다 잠시  전철이 멈춰 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넋을 잃고 보기도 한다.


빛바랜 추억 속에 살았던 지난 시간들이 이제는 새로운 내일을 향해 매일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그런 지금의 내 모습을 사랑한다. 내가 결정하고 선택한 들과 내가 만난 사람들, 나의 경험들, 무엇이 되더라도 무엇을 하더라도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매일 선택한다.


삶은 실패와 성공으로 나뉘는 게 아니라 해냄과 배움으로 나뉜다는 책 한 구절이 생각난다.  아무리 어둡고 긴 터널에도 반드시 출구는 존재하는 것처럼,  기나긴 추운 겨울도 언젠가 봄은 오고야 마는 것처럼  반짝이는 한강의 윤슬처럼 나에게도 저런 빛나는 순간이 오겠지.


나의 인생도 윤슬처럼 화려하고 눈부시게 잔잔히 빛날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마법 같은 주문을 외우며 오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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