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지나다가 욕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특히나 아이가 욕을 사용한다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듭니다.
거친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의 숫자도 점점 늘고 있고요.
꽤 오래전이었습니다.
EBS에서 아이들의 언어순화를 위해 실험을 했습니다.
한 달에 하루 날을 정해서 욕을 사용하지 않는 날을 만들었지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이들이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말을 하려다 멈추고, 또 말을 하려다 멈추며 아이들이 입을 다물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꽤나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아이들은 거친 언어를 어떻게 알게 될까요?
창의적으로 아는 경우는 없습니다.
주변에서 듣고 배우는 것이지요.
요즘은 미디어를 빼고는 일상이 어려울 정도로 미디어에 노출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거친 언어들을 많이 배우기도 합니다.
욕을 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욕을 하면 가장 먼저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나’입니다. 겉으로 말을 내뱉지 않아도 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고 있으니까요. 욕을 하면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을 하는 내 마음은 늘 불만과 억울함, 불평이 가득하지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욕을 하다 보면, 욕 하나에 나의 감정을 다 담아 표현을 합니다.
화가 난다, 속상하다, 억울하다, 기분이 나쁘다, 수치심을 느낀다 등등 세분되어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감정의 세세함, 미묘함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어 내 감정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죠.
욕을 하는 아이들은 아주 어린 자녀들은 아닐 것입니다.
어느 정도 타인들과 함께 지내는 나이가 된 후로 욕을 배우게 되니까요.
그렇다면, 아이들은 욕을 왜 하는 것일까요?
내 아이가 욕을 한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욕을 많이 하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억울함이 기본으로 깔려 있습니다.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못을 했을 때도 내가 왜 그랬는지 자초지종을 들어보지도 않고 무턱대로 혼부터 납니다. 억울함과 반항의 감정이 욕으로 표현되고, 욕을 하면 어른들도 움찔하다 보니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고착화되는 것이죠.
아이가 욕을 한다면, 아이의 감정을 먼저 알아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억울함이 있지는 않은지, 감정을 자세히 알지 못해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죠.
아이들은 욕을 창의적으로 생각해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욕을 많이 듣는 환경에서 자라나면 나도 모르게 욕을 하게 됩니다. 미디어에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학원이나 학교에서 선배나 친구들로부터 듣고 배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환경은 가정이지요. 혹시나 부모인 내가 나도 모르게 거친 언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내가 거친 언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 나부터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어야 합니다.
부모의 태도가 바뀌면, 아이들의 태도도 천천히 바뀌기 시작하니까요.
아이들은 화가 나는 감정, 속상한 감정, 짜증 나는 감정들을 언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손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욕으로 다양한 감정을 하나도 뭉뚱그려 표현하는 것입니다.
평상시에 아이와 이야기 나눌 때 감정의 다양한 단어들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 아이가 욕을 할 때 그 상황을 감정을 알아주며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감정의 단어를 알게 되고,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아이는 욕 대신 감정 단어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게 되지요.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누구보다도 내 편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또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욕이나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삶의 방법을 배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