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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육아에 테크닉이란 건 없다.

by 행복마중 윤정란


육아를 하다 보면 답답한 날이 참으로 많습니다. 어쩌면 매일이 답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키우면 된다.’고 답을 알려주면 좋겠는 마음에 육아 관련 영상을 찾아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지, 저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영상들을요. 또 육아책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육아책을 읽다 보면 모두 육아의 고수인 듯 느껴집니다. 영상을 보고 책을 읽으며 잠시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그래! 이렇게 해보자!’

하고 오늘부터 달라지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그러나 반나절도 못 가서 다시 좌절감이 느껴집니다.

‘나만 이런 건가?’



영상을 보고, 책을 읽으면 육아에 내가 모를 테크닉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찾아 끊임없이 찾아 헤맵니다.

그러나 육아에 정답이란 것은, 테크닉이란 것은 없습니다.

그럼 영상이나 책에서 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육아를 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방향은 있습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태도에 대한 것,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서 해줘야 하는 것들이 있지요.

일반적으로 많이 이야기하는 보편적인 기질도 있고요.

이러한 것을 듣고, 읽고, 알게 되면서 나의 육아에 적용을 해보려 하면 이상하게 먹혀들지 않습니다. 나만, 내 아이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요.

그건 나와 내 아이가 이상해서가 아닙니다. 사람마다 개인차라는 것이 있고, 사람마다의 기질과 성격 그리고 부모가 자랐던 환경과 아이가 자라는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발달 단계는 있지만 아이에 따라서 빠른 아이도 있고, 조금 느린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으면 빠른 아이는 빠른 대로, 느린 아이는 느린 대로 부모가 걱정을 하며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모의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태도에는 말투, 몸짓, 힘의 강도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모든 것이 똑같이 일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같은 말을 해도 눈빛과 태도 말투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은 모두 다르게 느낍니다. 스킨십을 하려고 아이를 안더라도 아이를 안는 손의 힘에 따라 아이들은 좋은 느낌인지 무서운 느낌인지, 불안한지를 다 다르게 느낍니다.

그렇기에 육아 영상을 보고, 육아서를 읽어도 내 육아에 잘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육아는 아이와 나와의 1:1 관계입니다.

아이를 2명 이상 키우고 있어서 부모와 아이는 철저한 1:1 관계입니다.

형제, 자매라 해도 심지어 쌍둥이까지도 같은 아이는 없기 때문입니다.



육아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알고 있는 것은 좋습니다.

전혀 알지 못한다면, 내가 무엇을 잘 하고 잘못하는지도 모를 테니까요.

다만, 이것을 바탕으로 아이와 나의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아이는 부드러운 성향을 좋아한다면 부모인 나의 말투와 눈빛, 손길을 더 부드럽게 바꾸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예민한 기질이라면 내가 좀 더 민감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아이의 예민하고 민감함에 반응을 해주어야 합니다.

아주 미묘하게 차이 나는 이런 것들을 영상이나 책에서는 설명을 해줄 수 없습니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하며 몸으로 마음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관찰하며 내 아이의 특징을 잘 살펴야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저런 방법으로 시도하면서 내 아이와 나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육아는 실패의 연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디슨이 99번의 실패를 하고 마지막 100번째에서 성공했듯이 육아 영상이나 육아서, 육아 글들을 본 후에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내 육아에 적용하고 실천하면서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와 아이에게 맞지 않는 방법을 제거하면서 우리 둘의 가장 좋은 점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누가 알려주지 않는 엄마 또는 아빠의 창의력이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육아는 철저하게 나와 아이의 1:1의 관계입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심지어 엄마의 역할을 아빠가, 아빠의 역할을 엄마가 대신해 줄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다른 부모와 나를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믿어주는 마음, 나는 아이와 잘 지낼 수 있다는 나에 대한 믿음, 그리고 아이를 향한 나의 진심을 통해 아이와 나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바로 육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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