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아이가 계속해서 부모의 말에 말대꾸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보모의 입장에서 화가 날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말대꾸에 화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요. 그럼 아이는 왜 말대꾸를 할까요? 부모는 왜 아이의 말대꾸에 화가 날까요?
나는 누군가에게 말대꾸를 한 적이 있을까요? 생각해 보면 한 번도 말대꾸를 한 적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 말대꾸를 하게 될까요?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나와 내 부모님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요, 직장의 상사와 나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말대꾸를 언제 하는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말대꾸란 사전적 의미는 어떻게 될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남의 말을 듣고 그대로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서 제 의사를 나타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제 의사를 나타냄’이지요.
아이가 부모에게 말대꾸를 하는 이유는 부모의 말대로 하기 싫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왜 아이의 말대꾸에 화가 날까요?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말이죠.
그것은 아이의 말투와 태도에서 내 말을 받아들여주지 않아서, 내 의견을 무시당하고 거부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거부당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심리적으로 깊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죠. 두려움이 화라는 감정 표현으로 드러나는 것이고요.
화가 난 감정을 그대로 표출한다면, 당연히 관계는 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말대꾸에 화가 나서 아이에게 화를 낸다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이 틈은 점점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부모인 내 말에 무조건 “네” 하고 수긍을 하면 나는 화가 안 날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 애는 자신이 의견이 있기는 한 건가? 너무 수동적으로 사는 것은 아닐까?’라며 뭐라도 자기 생각을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하며 답답하다고 할 것입니다.
아이가 말대꾸를 한다는 건 자신의 생각이 있다는 뜻입니다. 말대꾸를 자주 하는 아이에게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절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적절하게 표현을 할 수 있다면 이 아이는 점점 크면서 토론과 협상을 잘 하게 되지 않을까요? 부모로서 이 모습을 바라고 있지는 않나요?
말대꾸와 토론은 어쩌면 표현방식이라는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어디 엄마가 말하는데, 아빠가 말하는데.”라고 윽박을 지르기보다, “그렇게 말하면 엄마 말을 무시하는 것 같아 엄마가 기분이 나쁘네. ○○이는 왜 이게 하기 싫은지 엄마한테 이야기해줄 수 있어?”라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투로 생각의 거리를 좁혀 합의점을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부모라고 해서 부정적 감정을 모두 억눌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부정적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만, 감정의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아이가 말대꾸를 한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는 것에 안도의 마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로서 나의 화나는 감정을 차분하게 언어로 이야기해주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요. 그런 후에 아이의 이야기도 듣고, 내 이야기도 하며 서로의 생각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는 마음을 누그러트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