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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타일로 바꾸는 일

by 행복마중 윤정란

인터넷에서 옷을 구매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핏이 예뻐 보였는데, 막상 받아보니 나에게는 목이 너무 파여있다. 인터넷은 이게 문제라고 탓하며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브로치 같은 것을 달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이소에서 진주모양의 핀을 구매해서 파인 부분에 꽂으니 옷의 포인트도 되고 파인 목도 조금 오므려지며 내가 입기에도 편하게 바뀌었다.

내가 스타일링을 잘하거나 패션 감각이 뛰어난 것은 절대 아니다. 아주아주 평범하고 무난하게 옷을 입는 스타일인데, 이런 생각을 한 내가 기특하다. 원래의 옷을 내 스타일로 바꾸었다니, 내 삶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삶도 내 스타일로 바꾸면 어떨까?

옷도 난생처음으로 내 스타일로 바꾸고 이렇게 행복해하는데, 삶을 내 스타일로 바꾼다면.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삶을 내 스타일로 바꾼다고 생각하면 매우 거창한 것 같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내가 편해질 수 있는 방법으로 간단한 것을 시작으로 하나씩 바꾸어 가면 된다.

다음 날 입을 옷을 전날 저녁에 미리 꺼내놓으면 아침에 옷 고르는 시간이 절약되니 여유 있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나가기 싫은 자리에는 억지로 나가기보다 적당한 핑계를 대며 한 번 정도 안 나가면 어떠랴. 새로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으면 익숙해질 때까지 하나씩 시도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삶은 내 스타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배웠기 때문에 타인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을 이루어오고 있다. 타인이란 부모님과 선생님의 영향이 매우 크다. 당연한 일이다. 태어나서는 타인을 의존하지 않고는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으니까.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조금씩 낮아질 때부터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내 스타일로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이 진짜 내가 갖고 태어난 기질을 활용해서 살아가는 방법이다.

내가 내 모습으로 살아야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물론, 용기가 필요하다. 나의 것을 밀고 나갈 믿음과 지식도 필요하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내 삶을 더 나답게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


옷장에 모셔만 두었을지도 모를 옷을 내 스타일에 맞게 고쳐 입어서 행복했고, 내 삶도 내 스타일로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믿음에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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