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꼴찌라도

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필사

by 신선경




필사 ] 엄마와 함께 85번째
2025 - 11 - 12


내가 선택한 문장
그리운 날의 나에게 그리고 너에게
_도아J



7. 꼬두람이라도 (中에서)

문득 돌아보니 급할 것도, 서두를 것도 없었다.
이제 나는 천천히 걷기로 한다.
모두가 앞을 보고 달릴 때도 나만의 속도로 걸으려 한다. 맨 꼴찌라도 그것이 내 길이라면...

저무는 해는 마지막까지 아름답다.
지나가는 바람도, 흘러가는 강물도 자기 때를 알고 있다.
나는 이제 내 걸음으로 간다.
맨 꼴찌라도 바람결에 몸을 맡기고 길가의 들꽃과 풀잎을 보며, 하늘의 흰 구름과 새들을 보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 길을 간다.





엄마 노트



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약 25년간 제한속도 무시하고 브레이크도 안 밟고 과속으로 달린 것 같다. 도중에 천천히 속도 조절하며 방향 전환도 했다면 더 길게 달렸을 텐데 갑자기 급정거를 한 것 같아 아쉬움도 남았다. 미래를 생각도 못 하고 한 직장에 만 다닌 것 같다. 중도에 다른 직업으로 전환했다면 더 길게 다녔을 텐데... 후회도 했었다.

하지만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기에 이제는 그동안 즐겨보지 못했던 멋진 하늘도 실컷 바라본다. 들에 핀 꽃과 산에 나무와 새들 모든 자연을 만끽하며 등산도 하고, 산책도 하고,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여가생활하며 나의 길을 가련다.





딸의 노트



1등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이기는 걸 좋아했다. 손목에 찍히는 달리기 1등 도장이 좋았고, 우리 팀이 승리하면 격하게 환호했다.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연기하는 건 참 짜릿했다. 그러다 점점 그런 것들이 허무해졌다. 내가 20대에 블로그를 하고 TCC을 운영했다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도 있고,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야 하는 것도 있다. 올해 1월, 책을 쓰는 건 속도를 늦출수록 좋음을 느꼈다. 출간은 공동체 운영에 필요했던 스스로 정한 조건이었다. 시작을 끊었으니 앞으론 내가 서두를 게 없다.
가족과의 시간, 이웃을 챙기는 씀씀이에만 부지런하면 된다.







°•엄마와 함께 필사하며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중 선별하여 이 브런치북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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