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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 SUN HYE Jan 05. 2020

해외여행, 미니수첩 메모의 매력

여행중에 책을 읽다가 "눈앞에 걸어야 할 길과 만나야할 시간들이 펼쳐져 있는 사실 만으로 여행자는 충분히 행복하다" 라는 글을 보고 너무 문장이 예쁘고 공감되서 적어놓았다. 나는 독서노트를 여기저기에 하는 편인데 감성적인 좋은글들, 인문,철학 등의 책은 따로 내가좋아하는 작은 수첩에 적어놓는다. 특히 여행지에서 이렇게 끄적이는 것 자체로도 너무 행복한 기분이다. 급하게 읽으려고 하지 않고, 한문장 한문장씩 곱씹으면서 적어보기도하고 이에대한 생각을 적으면서 저자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여행중 메모는 상상 이상의 매력이 있다. 낯선 배경, 낯선 냄새, 낯선느낌,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엄친다. 요즘은 바쁘고 벅찬 여행보다는 느린여행이 좋아져서 혼자서도 여행을 다녀보고 싶은 요즘이다. 신혼여행을 갔을 때, 신랑과 떨어져서 종종 몇시간정도씩 각자의 시간을 갖을때도 있었다.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끄적거리는 시간은 나에게 너무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손으로 쓰는 이 아날로그적인 행위들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상상이상의 기술이 빵빵 터져나온다고 해도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오히려 더욱 중요한 도구가 아닐까 싶다.  

수첩의 질감과 종이질감. 이런 아날로그적인 모습들은 그 무언가의 매력으로 나를 매혹시킨다. 아무에게도 알려주고싶은 나만의 행복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만족감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꼭 여행지가 아니라도 어딘가 나만의 아지트같은, 혹은 처음 느껴보는 새로운 분위기의 낯선 카페를 방문해서 끄적거려 보고 싶다.  

여행계획전용 일회용 수첩. 가는 곳곳마다 어디를갈지, 무엇을 할지 컬러풀하게 메모했었다. 어딜 여행하든 큰 틀을 잡기위해 메모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이후에 추억삼아 구경하면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무엇을 했는지 엿볼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아날로그 메모들.. 너무 멋져보이는 것들도 어쩌면 누군가의 치열했던 과정들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지난날들의 메모수첩들을 훑어보는 일은 그날의 생각과 치열했고 행복했던 나의 과거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시간들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지에서 신나게 놀기나 하지 시간아깝게 뭐하느냐?' 라며 오글거리고 꼴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결정적 순간 일수도 있다. 아주작은 나만의 메모수첩과 펜 하나들고 떠나는 여행은 인생에있어서 하나의 어떤 특별한 사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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