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한 스푼) #. 내 몸은 제일 나중에 챙기기 병 탈피하기 프로젝트
다음에.. 다음에.. 또 다음에..
(사실, 1월부터 해야지 했던.. 8월에야 실천했으니 반만 성공한 걸까?)
건강검진의 날. 병원이라는 곳은 괜히 겁이 나는 곳이다.
죄짓지 않아도 경찰차가 지나가면 괜히 마음 한구석이 쫄리는 그런 느낌이랄까.
이런 내 마음은 알기나 하는 건지,
병원에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각종 검사실에서 내 이름을 호명한다.
두려웠던 마음도 잠시, 호명과 동시에 검사실에 마치 자동화 모드인 것처럼 들어갔다 나오길 반복했다.
드디어, 가장 난 코스.
'수면내시경'만 남겼다.
내시경, 두렵다. 잘 마치고 일어날 수 있게...ㅆ.....
아... 두려움을 느낄 새도 잠시, 난 이미 어느 휑한 공간 침대에 덩그러니 누워있었다.
'앗' 따갑다.
뭐지? 헉.... 내 다리가 왜 따갑지?
내 다리가 왜 저런 거지?
내 다리엔 내시경 전 없던 세줄로 길게 주욱 늘어진 상처가 생겨있었다.
따가움에 처음엔 놀랐고, 끝없는 긴 상처에 두 번째 놀랐다.
'수. 면. 역. 설. 반. 응'
처음 들어봤다. 수면 내시경 약이.. 대부분의 사람에겐 진정을 시켜 수면 상태로 가지만,
일부 사람에겐 오히려 흥분을 시켜 심한 몸부림, 헛소리, 난동을 부리는 증상.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몸부림 증상만 있었단다. 그로 인한 꽤 과한 상처들.
심한 몸부림으로 어딘가에 긁힌 긴 상처들.
수면 속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내 다리는 왜 저렇게 된 걸까.
두려움, 부끄러움, 낯섦, 화남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다독이며..
후시* 연고 하나에 의존한 채, 병원을 나섰다.
이로 인해 시작된 꼬리에 꼬리 물기 생각 이어 나가기.
'나의 무의식은 어떤 상태일까'
집에 오는 내내 무의식의 세계에 대해 괜한 상상을 해본다.
나의 복잡 미묘한 진지함은 집 현관문을 열자마자 와장창 깨졌다.
엄마: 아들 엄마 다리 좀 봐. (걱정 3스푼을 기대하는 어미의 심정)
....
나는 졸지에 울버린과 만난 희귀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 울버린이 꼭 긁고 간 것 같긴 하네. 세줄. 좌.르.륵. 쭈.욱.
'내 몸 제일 나중에 챙기기 병' 깨부수기는 깼지만, 이로 인해 난 또 다른 '수면내시경 무서워 병'이 찾아왔다.
일명, 울.버.린. 만.날.까. 무.서.워. 병.
더 나아진 것 맞나? 허.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