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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Chun Sep 11. 2020

인류 문명을 바꾼 에너지 변환 장치 이야기

창의성과 집중력

인류 문명 발전의 중심에는 에너지 변환장치가 있다. 그리고 에너지 변환장치를 발명한 시대의 창의적인 인재들이 있다. 



인간이 오늘날의 문명을 건설하는 데 있어 가장 혁신적인 변화 중 하나는 에너지 변환을 통해 역학적인 힘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근대에 접어들어 에너지 변환장치들이 실용화되기까지는 인류 역사상 매우 긴 시간이 걸렸으나, 에너지 변환장치가 출현한 이래 현대의 문명을 건설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류가 최초로 발명한 에너지 변환장치는 아마도 물레방아 일 것이다. 그리스 지리학자 스트라 보에 따르면 물을 기르고, 천을 채우고, 곡물을 가는 등의 작업에 처음으로 활용되었을 물레방아는 기원전 65 년경에 출연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Spiral-Bucket Water-Wheel, 1839, Lorenzo Dow Adkins

그러나 기원전 14세기 로마시대에 비트루비우스(Vitruvius)가 수직 물레방아를 만들어서 활용한 것을 실질적인 에너지 변환장치의 기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후 1839 년 미국의 로렌조 도우 아킨스(Lorenzo Dow Adkins)는 오늘날에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한 방식의 나선형 버킷 수차(Spiral-Bucket Water-Wheel)에 대한 특허를 받아 제 분소 등의 기계를 작동하는 동력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물레방아는 오늘날 수력발전 등에 활용되는 수차 터빈(운동에너지를 얻기 위한 핵심 에너지 변환장치)으로 발전하게 된다.


인간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었던 에너지 원은 물뿐만은 아니다. 1592년 네덜란드의 Cornelis Corneliszoon van Uitgeest가 최초로 물 대신 바람을 이용하여 휠을 회전시킴으로써 동력을 얻는 풍력 제재소를 만들었다. 이 것은 오늘날 풍력발전기의 시초가 되었다. 

Cornelis Cornelisz의 풍력 제재소에 대한 특허 출원 삽화.

이후, 불을 동력원으로 하는 에너지 변환장치의 출현은 인류 문명을 가장 크게 진화시키게 된다. 1650년 영국에서 태어난 엔지니어, 발명가인 토마스 세이버리(Thomas Savery)가 처음 발명한 증기 동력장치(증기 펌프)의 개념은 불을 이용해 발생한 증기를 압축하여 팽창할 때 얻을 수 있는 운동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에 물과 바람을 동력원으로 하는 에너지 변환장치에 비해 그 활용도가 월등하게 높았다. Savery의 기관은 효율이 낮아 실용화에 성공하지 못했으나 1712년 영국의 발명가 토마스 뉴커먼(Thomas Newcomen)이 이것을 개량한 증기기관을 만들어 처음으로 실용화에 성공하였다. 효율은 낮지만 인류 최초의 증기기관이 실용화되어 탄광의 양수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1769년 제임스 와트(James Watt)가 상업용으로 광범위하게 쓸 수 있도록 에너지 효율을 높인 증기기관을 만들어 내게 되면서부터 기차와 화물선박 등이 문명을 바꾸는 주역이 된다.


피스톤 왕복운동을 이용한 최초의 증기기관, Thomas Newcomen, 1712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증기엔진을 실용화시킨 제임스 와트의 업적이 우리 생활에 기여한 바는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1800년대 후반 지역 간 물류와 사람의 이동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바다를 건너 대형 화물선이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게 했으며,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다. 기술적으로는 오늘날의 엔진으로 발전하는 내연기관을 발명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사실, 제임스 와트(1736~1819)는 유약해서 어린 시절 정식 교육을 제대로 받지는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가 뭔가를 만들고 조립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 것은 목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Watt의 창의성은 어려서부터 스스로 경험한 기계나 장치들로부터 왔을 것이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무언가를 만들고 장치를 설계하는 것에 대한 재미와 호기심을 이어갔고, 호기심은 무수한 상상력을 통해 증기기관을 현실로 만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게 되었을 것이다. 


이후 인류 문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된 것은 발전기라는 에너지 변환장치를 만든 것이다. 더불어 발전기의 터빈을 돌리기 위한 동력원으로 석탄이나 바람, 물 대신 연료를 이용하는 에너지 변환장치인 디젤엔진의 발명은 역사에서 실로 엄청난 사건이라 말할 수 있다. 독일의 기계기술자 루돌프 디젤(Rudolf Christian Karl Diesel, 1858~1913)이 이 엄청난 발명의 주인공이며 연료가 점화되는 내연 기관의 발명은 전기를 발전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했지만, 1800년대 후반 뉴욕 맨해튼을 자동차로 가득 메우게 되는 변화를 유발하게 된다.


Rudolf Christian Karl Diesel, 1858~1913

뿐만 아니라, 이 시기 발전기를 통해 발생한 전기에너지는 다시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로 탈바꿈시키는 연구가 성공함으로써 오늘날의 문명을 이룩하는 기초를 튼튼히 하였다.

전기에너지가 빛, 열, 소리, 운동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물리량으로 변환됨에 따라서 점차 인간생활과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전기 현상은 BC600 경 그리스 철학자 Thales가 호박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을 처음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호박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Electricity"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전기 현상은 이미 존재했으므로 발명이라고 말하지 않고 발견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증기기관을 개발 중일 때 미국의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연날리기 실험으로 번개가 유발하는 전기 현상을 확인하고 최초로 양전하와 음전하를 구별하였다. 프랑스 물리학자 쿨롱(Charles-Augustin de Coulomb)은 전기현상의 기본이 되는 양전하와 음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쿨링의 법칙으로 계산해 냈으며, 이탈리아 물리학자 알렉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는 1800년에 최초의 화학전지를 별명 했으며, 독일의 물리학자 옴(Georg Simon Ohm)은 전류 현상을 설명하는 옴의 법칙을 발표한다. 


이들 연구는 이후 1879년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이 전기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변환하는 백열전구를 발명함으로써 전기 현상을 눈으로 확인하고 실생활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에디슨은 1881년 직류발전기를 이용한 상업용 뉴욕 중앙 발전소를 최초로 설립하였고, 이후 헝가리 출신 미국의 물리학자이며 전기공학자인 니콜라 테슬러(Nikola Tesla)가 교류발전기를 개발 함으로써 2차 산업혁명의 중추적 인물이 되었다.


오늘날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표준이 된 교류발전기를 개발한 니콜라 테슬라는 창의적 인재가 갖추어야 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어린 시절을 통해 알려진 행동들은 높은 호기심, 무한 상상력, 반복적인 도전과 실패 그리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천재성 등 미래지향적 교육에서 추구해야 하는 인재상의 전형이다.


Nikola Tesla, 1856~1943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교류발전기를 개발함으로써 2차 산업 혁명의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러 코일이라는 장치는 교류를 고전압으로 변환시키는 일종의 고전압 변압기이지만 공간을 통해 유도되는 전자기 현상을 최초로 이해하고 실험한 금세기 최고의 천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개념은 오늘날 전력 전송은 물론 무선 전력 전송의 개념의 시발점이 되었다. 


오늘날의 문명을 누릴 수 있게 된 인류의 가장 큰 기술적 업적은 인간이 에너지 변환장치를 만들었다는 것이며, 그 중심에는 1800년대에 존재했던 시대의 창의적인 발명가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을 변혁시킨 이들의 발명품들은 대부분 학교 교육을 통해 영감을 현실화했다고는 볼 수 없다. 호기심과 함께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데 있어 수없이 반복된 실패 속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굴하지 않고 일구어낸 것들이다. 


오늘날 많은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다른 자녀보다 선행학습이 부족한 것에 불안해한다. 어쩌면 학부모의 불안감이 자녀를 학원으로 내몰고 진정한 창의성을 죽이고 있는지 모른다. 명확한 것은 선행학습이 더 좋을 대학을 선택하기 위한 수단이 될지는 모르지만 자녀의 성공적인 인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 사회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 될 무한상상 능력과 호기심, 창의성, 집중력, 인지능력 등은 선행학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의 경쟁력을 갖춘 인재는 학습보다 경험이 만든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인류 문명이 있기까지의 역사를 뒤돌아 보면 몇몇 사람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극적으로 세상을 바꾸어 왔다. 인류 문명의 변혁을 이끈 이들의 공통점은 남다른 상상 능력과 호기심, 창의성, 인지 집중력이  아닐까 한다. 이 공통점은 발명가나 과학자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기도 하지만 미래교육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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