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로나로 입원하신 어머님께서 입원 1주를 조금 넘겨 하늘길로 가셨다. 다시 못 올 먼길을 떠나시는 어머님을 가족 누구도 마주하지 못했다. 구순이 다 되신 노모께서는 평소에 당뇨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 절대로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동네 앞 시장에 잠시 들르셨다가 감염됐다고 한다.
타국에 떨어져 살다 보니 자주 뵙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갑자기 흔적 없이 사라진 어머님을 생각하면 현실이 너무도 허무하고 허무하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모든 확진자가 전체 인구 0.2%에도 못 미치는 만큼 행여 어머님이 확진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어쩜, 그런 안일했던 생각에 벌을 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의 상황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나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을 걱정했던 것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어머님이 하늘길을 가시는 날에 천리타향에 있는 불효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신이 이미 결정한 선택을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는....
한국에 있는 가족 누구도 어머님의 임종마저 지킬 수 없게 된 현실에서 모두는 자기의 자리에서 그저 흐느껴 우는 일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 어떤 이별이 이 보다 가슴 아플 수 있겠는가?
먼길을 떠나신 어머님이 병실에 홀로 머무시며 얼마나 힘들고 혹독한 고독함에 떠셨을지를 생각하면 마음 아프기 그지없다. 그저 이 세상에 아쉬움 남기지 말고 홀가분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영면하시기를 기도할 따름이다.
며칠 전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50만 명이 넘는 코로나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해 백악관에 촛불을 점등했다.
코로나로 가족을 잃은 모든 유족들에게 함께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 코로나 극복에 적극 동참하여 더 이상 아픈 이별을 남기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