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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Chun Aug 24. 2020

인지능력이 미래의 경쟁력이다.

창의성과 집중력 4

Cognitive psychology(인지심리학)은 미래사회에 적합한 창의적 인재를 어떻게 육성해야 할지에 대한 접근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학문분야로 여겨진다. Perception(지각) - Attention(주의) - Memory(기억) - Reasoning(추론) - Decision making(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치는 뇌의 인지활동에 관한 능력은 제4, 5의 물결을 맞이하는 미래 사회에 있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인지활동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의 표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으며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황이다.


교육의 목표는 개인이 발전적이고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지식과 재능, 기술 등을 습득하고, 사회가 추구하는 공평과 평등의 가치 속에 조화를 이루는 시민을 만드는 데 있다고 본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교육은 합리적이며 창의적인 사고체계를 정립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의 사고 영역 속 인지활동은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 추론 능력, 창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정신적 활동과 생물학적인 지각 능력이 결합되어 일어난다. 그러나 보다 효과적으로 더 높은 인지능력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으며, 뇌의 인지 사고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개인별 인지활동의 차이는 사람이 어떤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핵심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가진 교육평가 지표는 수학능력 시험과 같이 주입된 지식의 양적 판단을 위한 것이며,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사고체계의 우수성을 판단하지는 못한다.


과연, 수학능력 시험 만점을 받으면 미래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되는 것일까? 또한 성적이 낮은 경쟁자들보다 효과적이며 창의적으로 주어진 일을 처리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로서 도입해야 하는 기준은 교과의 학업성취도를 따지는 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고의 중심은 마음이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정량적으로 계측해서 나타낼 수 있단 말인가?

"마음"이라는 사고영역에서 작용하는 여러 요인들에 대한 정량적인 계측의 시도는 1868년 네덜란드의 Francicus Corenelis Donder(1818~1889)의 실험이 시발점이 되었다.  그의 인지심리에 관한 실험("A cognitive psychology experiment")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상황을 지각하고 선택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계측하는 것이었다. 즉, 이 실험에서 주목한 선택반응시간(Choice reaction time)은 자극이 가해지고 마음 응답(Mental response)을 통해 행동이 일어날 때까지의 시간을 계측한 것으로 그동안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마음의 활동에 대한 계측을 시도한 것이었다.


이후 이러한 시도들은 1900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어 왔으며 Pavlov의 유명한 동물실험 중 벨 소리에 동기 시켜 개에게 음식을 줄 때 벨소리 만으로 개의 침샘을 자극할 수 있음을 알게 되는 실험은 후에 유사 방식의 사람과 동물 연구들을 통해 인지과학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1885년에 발표된 Hermann Ebbinghaus의 망각 곡선은 사람의 long-term working memory에 대한 뇌 사고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로 인간의 뇌 활동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데 있어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실험에서 설정한 조건에서 뇌에 저장된 내용은 19분이 지나면 60%만을 기억하는데 1시간이 지난 후 에는 45%, 하루 가지 나면 35%, 6일이 지나면 26% 만을 기억한다. 그러나 이후 1달이 지난 후 에도 21%를 기억하여 망각하는 비율이 현격하게 줄어든다. 즉, 우리의 기억은 정보가 입력된 지 하루 만에 65%를 망각하고, 이후에는 망각 비율이 현격하게 감소하게 되는 뇌 활동 상황을 보여준다.


지각 기능을 통해 획득한 정보처리에 사용되는 인간의 기억력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지 집중에 사용되는 1초 전후의 저장능력을 가리키는 순간 기억력(Sensory memory), 대부분의 일상생활과 일을 할 때 쓰이는 1분 이내의 저장능력을 가리키는 단기 기억력(Short-term memory or Working memory), 평생 동안 저장이 가능한 장기 기억력(Long-term memory)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인지기능이 활성화되는 과정에는 3-7개의 정보 개체(unit)를 0.5 - 3초간 저장하는 능력의 Sensory memory와 7- 9 개의 정보 덩어리(chunks-여러 개의 정보 unit가 모여 만들어진 것)를 암기 없이 약 5 - 15초 동안 저장할 수 있는 Working Memory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저장능력이 무한대이며 영구적으로 보관이 가능한 Long-term Memory에는 Working memory에서 코딩된 것들이 자리 잡게 된다.


시간에 따른 망각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뇌의 Working Memory에서 Long-term Memory로 정보를 코딩하는 방법과 Memory 가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적 능력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주의력과 집중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Sensory Memory와 Working Memory에서 동시에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을 늘릴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것과 Working Memory로부터 Long-term Memory로 코딩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나, 이를 위한 과학적 해답은 아직 없다.




인지능력의 핵심 요소인 주의력과 집중력은 뇌가 창의적 사고를 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의적 사고를 하는 중심에는 정보를 수집하는데 필요한 주의력과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통합적 추론을 가능하게 만드는 집중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연구실에서 오랫동안 수행해온 연구 가운데 " Measurement and Interpretation of Brain Reaction during Mental Calculation", "Study on EEG Feature Extraction under LED Color Exposure to Enhance the Concentration", "Interpretation and Modeling of Change Patterns of Concentration Based on EEG Signals" 등의 주제는 인간의 주의력과 집중력의 정도를 정량적으로 나타내는데 필요한 뇌 반응 계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에 관련한 10여 년간의 연구에서 모든 사람들의 주의 집중력에 대한 평균 지표를 생성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주어진 환경의 지각에 따른 개인별 감성의 변화는 주의집중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그 영향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과, 개인에 따라 감성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인위적인 환경설정을 통해 주의 집중력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빛(색)과 소리를 활용하여 개인의 주의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감성적인 환경설정이 가능하며, 설정된 환경하에서 반복적인 명상과 다양한 뇌인지훈련을 통해서 인지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고도의 인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골프선수에게 직접 적용함으로써 유용성과 확장 가능성을 확인 할 수도 있었다. 투어에서 활약하는 몇몇의 현직 골프선수들에게 개별적 특성에 맞도록 특정 기간 동안 수행한 인지 집중력 훈련은 더 좋은 골프 경기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뇌의 사고체계는 이성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라는 두 가지 시스템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이다. 일상에서 사고의 95%에 해당하는 직관적 사고는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이루어지는 매우 빠른 작동 메커니즘을 가지는 반면 이성적 사고는 논리적이며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늦은 추론의 기능을 가진다.

선입견 등 잘못된 판단에 이르게 하는 위험 요인들을 제어하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의 중심에는 높은 인지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지 집중력은 훈련과 학습에 의해 충분히 향상할 수 있으며, 보다 효과적인 훈련 방법을 찾는데 더 많은 연구자들이 동참할 필요가 있다.


미래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고도의 정신활동을 통해 결과를 만드는 것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에 보다 창의적인 사고에 필요한 인지 집중력을 높이는 일이 기술 변혁기의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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