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죽음이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것은 나와 내가 함께 갈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가지만 몸은 함께 가지 못하는 상태. 인간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했든 나와 몸은 항상 같이 있었다. 그런 존재가 어느 날 더 이상 이 몸과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실만으로도 굉장한 두려움이 올 것 같다. 내가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했지만 이제 내가 내 몸과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분명한 지점이기 때문에 몸과 함께 갈 수 없다는 거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인식되지 않는 동일시는 위협받는 순간에야 드러난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나와 몸의 동일시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동일시가 언제 생기고 언제 풀리는지 알아야 한다.
몸과 나의 동일시는 오류라기보다 인간 조건 그 자체이다.
완전히 벗어난 상태는 깨달음이라기보다 살아 있음의 조건을 벗어난 상태에 가깝다.
그래서 많은 수행 전통에서 말하는 건 몸을 버려라”가 아니라 몸과 함께 있으되, 전부라고 믿지 말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