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현과.
아직 글쓰기 방식을 찾지 못했다.
시간도 고정하지 못했고, 장소도 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 치 분량에 마음먹은 글은 썼다.
열흘 동안 날마다 열 개씩 글을 올리겠다는 목표는 이제 구일이 남았다.
아침에 운동을 했고, 도서관에서 모임을 했다.
친구 대신 알바를 갔고, 밤에는 규현과 함께 영화 〈731〉을 보았다.
규현은 오늘 두 번째 만난 사람이다.
그런데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다.
규현은 수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스님 같은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내가 하는 말을 재미있어한다.
새롭다고 한다.
그 반응을 보면서 나는 혼자서 추측을 한다.
내가 재미있는 사람인가?
내가 새로운 사람인가?
영화 〈731〉은 영화에 감동한 게 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는 나에게 감동하게 만든 영화였다.
이상한 말이지만 정확하다.
그 영화를 보고 있는 내가 감동되었다.
아, 이제 영화를 이렇게 보는구나.
이 정도까지 볼 수 있게 되었구나.
드디어 내가 원하던 상태에 도달했구나.
그 느낌은 거의 기적 같았다.
기적에 버금가는 일이다.
영화를 그렇게까지 볼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