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글

불편한 글

by 정오의 햇빛

정확한 글은 불편하다.

안전한 글과 충돌한다. 대부분의 글은 위로를 주거나 설명을 하거나 이야기를 이끈다.

그러나 판단을 강요하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존재를 보여주는 글은 정리되지 않은 현실을 직면하게 만든다.

우리는 보통 의미나 쓸모로 존재를 판단하도록 학습되어 있어서 있는 존재를 그대로 보여주면

불편해진다. 읽는 사람의 내면적 기준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정확한 글은 감정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뇌는 불확실하고 모순된 현실을

회피하려고 하기에 정확한 관찰이 불편을 만든다.

진실 앞에서 방어막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존은 평온도 아니고 빛남도 아니고 존재를 허락받지 못한 채 도망치지 않고 머무는

상태이다.

의미와 역할이 다 벗겨진 자리에서 존재를 정당화하는 언어가 모두 무력해질 때

그 자리에 서있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존재는 깊어진다.

깊은 존재는 말하지 않는 증명하지 않는 자기 안의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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