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이 비어 간다.
나는 요즘 글을 쓰면서 개운함을 자주 경험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부정적인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혼자 공상할 때는 끔찍한 생각도, 고통스러운 생각도 마음대로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동안은, 그런 생각들을 마음껏 떠올리는 게 아니라 조심스럽게, 의식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누군가 내 글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계속 따라붙기 때문이다.
‘이게 맞는 생각일까?’
‘바른 생각일까?’
자꾸만 스스로를 점검하게 된다.
그 순간, 뇌는 반추 모드에서 조율 모드로 바뀐다.
생각을 구조화하면 완결이 생기고, 마음이 안정되며, 기분 좋은 보상 신호가 뿜어져 나온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부터는, 머릿속 소음이 조금씩 줄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글 하나를 그럴듯하게 완성하면, 마음에 작은 기쁨이 차오른다.
‘해냈다’는 만족감, 성취감.
정말 행복한 호르몬이 몸속에서 퍼져 나오는 느낌이다.
덕분에 밤에는 조금 더 깊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고,
아침에 깨어날 때도 무거운 생각을 끌고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맑은 물에서 나오는 듯, 산뜻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는 어제로 끝나고, 새로운 오늘을 맞이하는 느낌이다.
그냥 내 느낌이다.
글쓰기가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해 주고,
나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