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탄생순간

날마다 깨어나고 태어나는 의식

by 정오의 햇빛

아직 어둠이 짙은 새벽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을 기다린다.


마치 어둠 속에서 일출을 기다리듯 의식의 저편에 떠오를 무언가를.

생각이 떠오르면 생각의 끄나풀을 조심조심 따라가 본다.

의식의 경계에서 어떤 생각이 어떤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더듬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말을 시작하는 순간 생각은 아주 빠르게 지워져 버린다. 마치 잡으려는

손길을 피하려는 듯.


생각은 표현되기 전까지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표현하려는 순간 마치 본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다.

오늘은 특히 더 조심스럽게 그 상태를 붙들고 있었는데 핸드폰을 찾기 위해 머리맡을 더듬는 순간 모든 것이 흩어졌다.


이 글은 어떤 결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의식이 무엇을 생각했는지가 아니라

의식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흔적을 기록한 것이다.


꿈속에서는 병어의 머리를 자른다. 칼이 들어가는 순간 선명한 속살이 드러난다.

꼬리를 자르고 득득 긁는다. 병어를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다.


생각은 사라졌지만 나는 계속 가만히 누워 무의식 상태에서 다시 찾아올 문장을 기다린다.

떠오르는 문장을 얼른 잡아서 흔적을 남기면 내용과 관계없이 기쁘고 소중하다.


잠자는 동안에 일어났던 의식의 활동조차 놓치지 않고 싶다.

잠자는 존재에게까지 향하는 이 지극한 정성은 어쩌면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한 애씀일 것이다.


의식이 만들어지기 직전의 상태를 도망치지 않고, 마비되지 않고,

지켜보고 싶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생각을 붙잡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바로 그 순간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의식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사라지는가.

나는 그 탄생의 현장을 보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그 이유는 스스로 자신을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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