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천천히 하라는데 몸은 이미 달려간다.
새벽에 눈을 떴다.
이불 속에서 몸을 조금 움직였다.
그때 문장이 떠올랐다.
천천히 해야 해.
빠르게 움직이면 근육은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
동작은 스쳐 지나간다.
몸에 새겨넣는다.
그 기억이 뇌로 올라가야 비로소 움직임이 달라진다.
글쓰기도 그렇지 않을까.
이해하지 못한 채 문장을 밀어 붙이면 글은 늘지 않는다.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쓰고 한문장을 오래 붙잡을 때
비로소 남는다.
나는 빨리 쓰고 싶었다.
100개를 채우고 싶었다.
누군가 읽은 흔적이 기뻤다.
200개가 넘어도 글은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서툴렀다.
그제야 알았다.
나는 방법을 몰랐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험.
그걸 인정하는데 200개의 글이 필요했다.
브런치를 돌아다니다가 수필천편이라는 이름을 보았다.
가슴이 다시 뛴다.
나도 천편을 써볼까.
천천히는 잠시 미뤄두고 하루에 8개씩 쓰면 석달이면 쓰겠네.
나는 또 달린다.
천천히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나는 또 빨라진다.
방금 깨달았는데
나는 벌써 잊는다.
일단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