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다고 말하기에 조금 부족한.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글을 쓰고, 몸을 잃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한다.
나는 살고 있는 것일까?
몸을 유지하는 것이 곧 삶일까?
내 하루는 육신의 안녕과 인지의 현재를 지키는 일로 가득 차 있다.
무언가를 키우거나, 생산하거나, 돌보는 일은 없다.
오직 나 자신을 붙들고 살아 있도록 하는 행위뿐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나를 펼치거나, 결실을 맺거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나의 인지가 지금 여기 존재하게 하는 작은 밧줄을 이어가는 일이다.
커다란 백화점 정문 앞, 산등성이에서 캐낸 쑥과 달래를 조그맣게 펼쳐놓은 할머니를 떠올린다.
그 할머니는 나물을 팔아 몇 천 원을 벌고, 그 돈으로 삶을 이어가고, 사회 속 존재를 확인한다.
내 글도 다르지 않다.
댓글은 없고 들여다보는 사람도 드물지만, 떨어지는 몇 개의 라이킷이 살아 있음을 증명해준다.
신세계 백화점 앞, 나물 보따리를 펼친 할머니.
그 존재가 바로 나다.
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조용히, 느리게, 그러나 끈질기게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삶은 결국, 이 반복되는 작은 행위들의 모임이다.
밧줄 위 쥐들이 하루를 갉아먹듯, 나는 글을 쓰고, 몸을 움직이며, 지금 여기 존재함을 갉아먹는다.
그리고 알게 된다.
살아 있음이란,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붙들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