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남자의 사모곡
지금 쓰는 이야기는 오래전에 했던 생각이었다.
그런데 브런치에서 어떤 사람이, 엄마가 그립다는 이야기를 구구절절하게 올려놓은 것을 읽으며
쓰게 되었다.
남자가 늙을수록, 엄마가 그리워질 것같다.
그렇지만 그 말을 입 밖에 내거나 글로 쓰는 일은 쉽지 않다.
늙은 남자에게 엄마의 그리움은 더 말하기 어려운 감정일 것 같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사람, 뭐도 아닌 희미한 자리에 서 있을 때, 그리움은 얼마나 깊어질까.
영화로운 시절이, 황태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그리워질까.
그 무대가 사라지면 사람은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다.
엄마와의 세계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완전한 중심이었던 시간이 된다.
어쩌면 한때 황태자였던 인간이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가 떠나면서 그 나라는 사라졌고 황태자도 이제 존재할 수 없다.
한때 황태자였던 사람이 이제는 자기 삶의 황제가 되어야 하는 순간이다.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도 없고 누군가가 해결해줄 수도 없는 자리
마지막 황제의 자리는 무겁고 쓸쓸하다.
엄마의 나라는 끝나고 혼자 서게 된 인간만 남는다.
이제 그리움은 어떤 감정으로 갈아입어야 하는 것일까.
생각이 정리되고 나니 감정은 점점 희미해진다.
허무함이라고 보기에는 잃어버린 영광이 없고 해방감이라고 하면 구속되었던 적도 없다.
단지 혼란스러운 감정어가 말끔하게 정리된 것에 가깝다.
선명해질수록 그리움은 아침안개처럼 걷히고 그 자리엔 직선으로 꽂히는 햇빛이 짙어진다.
감출 수 없이 빛속에 드러난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이제 인간의 의존구조에 대한 이야기로 노선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