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시선이었나.
삶을 살면서, 늘 그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는가를 곱씹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에게 나는 가족이 아니었다”라는 사실을 이렇게 자주 떠올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이 사실을 깨닫고 울고불고 해야 할 이유는 또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지금 이순간에도 여전히 중요한 질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는 흔히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 내게 떠오르는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가 말하는 타인의 시선이라는 것은 사실 가족의 시선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시선이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막연한 타인의
시선이라 부르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결국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지는 이유는 가족의 시선속에서 충분한 안도감과
안정감, 존재로서의 인정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경험이 없는 사람은 타인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없다.
그렇다면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말라”는 말 얼마나 공허한가.
자유로워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외부를 차단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내안에 들어와 있는 시선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말은 외부의 시선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여전히 가족의 시선이다.
그들의 시선은 공정하지도, 타당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으며, 인간적이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조금씩 거리를 둘 수 있게 된다.
따뜻한 가족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차가운 아스팥트위에서 맨발로 걷는 것과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어디에도 오래 머물 수 없고 어디에서도 완전히 편안해질 수 없다.
그래서 길 위에서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 안에서 다시 익숙한 방식으로 상처를 주고 받으며
어딘가를 떠도는 삶을 반복하는지도 모른다.
나의 가족에게 나는 타인보다도 먼 존재였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야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타인은 나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어쩌면 나 역시 타인을 제대로 존재하게 두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이 외로움은 당연한 것일까.
아니면
이제서야 내가 그것을 외로움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게 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