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베이비 레인디어

멈출 수 없어서 끝까지 보게 된 드라마. 영화인가?

by 정오의 햇빛

우연히 보게된 7부작.

무슨 영화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계속 보다보니 7부를 한번에 다 보았다.

다섯시간 정도 핸드폰을 들여다 보았다.


그만 보고 싶은데 멈추지 못하고 뭔가 알거 같은데 모르는 상태.

알 거 같은 느낌때문에 끝까지 보았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직 그 영화가 무슨 영화인지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느낌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태.

굳이 말하자면 지겹고 끔찍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느낌이다.


뭔가 꿀떡 거리면서 목구멍을 밀고 올라오는데 뭐가 올라오는지도 모르겠고 올라온 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

내 안에 있는 것일텐데 있다고 인정하지 않았던 것일까?

말할 수 없이 불편하고 갑갑하고 무섭고 정리할 수 없는 복잡함.


6화에서 남자는 코미디를 하다 말고 자기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자기혐오를 너무 사랑해서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고 했던가.

자기 혐오를 벗어나려 자기 혐오를 반복하고 있던가.

설명할 수 없는 모습을 맞닥트린 느낌.


보지 않고 닫아버렸던 책의 들러 붙은 페이지를 뜯어가면서 펼친 느낌.

다 보고 나도 말할 수 없는 느낌.

가슴 한쪽이 푹 파여나간듯했다.

뭐가 떨어져 나갔을까?


사랑해서 만나고 결혼하는게 아니라 자기 상태에 맞는 관계라 시작되고 관계가 깨지는 것도 사건때문이 아니라 그 상태가 더 이상 유지 되지 않아서 깨진다.

상대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패턴을 반복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속에서 일어나는 장면을 천분의 일의 크기로 재현한다면 그것은 거의 일상적인 모습이 될 것 같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관계맺었던 것 같다.

근데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과 관계가 가능하긴 한건가?

나는 누구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 것 같다.


영화속의 마사도 도니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아간다.

우리도 그럴것 같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스토킹과 비슷한 거 같기도 하다.


나도 오늘 성경공부를 했다. 성경이 궁금하지도 의심스럽지도 않은데 권유하니까 따라가고 있다.

몇 번이나 하게 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하다.

나를 불러주는 사람이 있어서 응하고 있다.


친절히 대해주고 성경을 같이 읽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도니와 달라보이지 않는다.



내일은 베이비 레인디어가 어떻게 해석될지 알 수 없다.

뭔가가 드러날 때까지 이 영화를 계속 들여다 봐야 겠다.


매거진의 이전글줄무늬 파자마 잠옷을 입은 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