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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Mar 31. 2024

프롤로그

서사치료와 치유의 글쓰기

치유의 글쓰기란 자신이 겪었던 질병이나 트라우마, 고통에 대한 응급방어가 될 수 있으며, 심리적인 자가 돌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글쓰기 덕분에 이루어진 정신적 회복은 결코 최종적이거나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슬픔이나 고통을 덜어내고 비워내는 글쓰기 훈련을 통해 자신의 정서에 심한 손상을 입히는 상황을 비껴가도록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쟁을 경험한 전쟁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다른 의미의 층위를 도입할 수 있다. 가령 전쟁 피해자나 전쟁희생자같은 슬픔이나 우울감으로부터 전쟁에서 살아난 생존자나 전쟁 트라우마를 극복한 용감한 생존자로 변화시키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글쓰기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타인의 감정과 경험을 서로에게서 배우며 감정의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그 이야기들은 그들에게 일어났던, 그들이 살아남았던 것의 결과이며 미래에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글쓰기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우리는 그러한 정서를 기억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아서 프랭크는 주목할 만한 저서 『상처입은 이야기꾼』에서 사람들은 심각하거나 만성적인 질병, 장애 혹은 죽음에 직면할 때, 또는 아무것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나 본질이 변하는 무섭고 혼돈스런 곳에 고통에 빠졌을 때 ‘질병이나 고통에서 벗어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슬픔이나 분노 신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을 경험할 때 우리 자신을 위해 글을 쓰고 삶의 감각을 회복시킬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치유의 글쓰기는 우리의 정서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출구이다. 에세이나 일기로 써도 괜찮고 소설이나 그 외 장르의 형식으로 글을 남겨도 좋을 것이다.





 인간의 감정은 전염이 강해서 글을 남김으로써 사람들에게 공유되어 사회적 실천을 지향하기도 한다. 힘든 상황을 개별적 감정으로 치부하여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거나 타인의 공감을 얻는 것에 실패할 것이라 여기는 것이 아니라, 글로 남기면서 상실로 인한 타인의 고통을 응시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감정의 연대와 사회적 윤리의 추구를 가능하게 한다.

 현대사회는 타인의 슬픔에 대해 한 개인이 기꺼이 공감을 시도하는 윤리적 태도를 보이다가도, 때로는 타인의 슬픔이 나의 삶의 주변 영역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불편한 감정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국가폭력에 의해 일어나는 사건이나 개인적으로 겪은 비극적인 사건이나 치유의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연대하는 타자들은 진정한 자아의 윤리로 타인의 아픔을 바라보며 사회적 실천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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