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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Apr 08. 2024

오스카 카네이션


 오래전부터 식물 관찰 일기를 꼭 써보고 싶었다. 살면서 식물처럼 다정하고 아름답고 싱싱하고 예쁜 친구를 만나기도 드물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철 식물들은 너무 쉽게 져버린다는 것이다.


이름:  오스카 카네이션

선물 받은 날짜: 2024. 3. 26 화요일

선물 주신 분께서 패랭이꽃이라고 하셨다.

맞는지 찾아보자, 네이버 꽃검색에 의하면 일반적인 카네이션과 패랭이꽃을 교배하여 개량한 우리나라에 좀 더 알맞게 만들어진 품종이라고 한다.


 2주 전에 선물 받았을 때 거실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 듯하여 안방 책상 위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3일쯤 되니까, 보랏빛 핑크빛이 섞인 꽃송이들이 마구마구 피어올랐다. 열흘 정도 꽃을 피우다가 며칠 전부터 꽃이 시들시들 져서 오늘 가위로 싹둑싹둑 시든 부위들을 잘라주었다. 아직 남아 있는 꽃봉오리에서 예쁜 꽃들이 피워나길 기대하고 있다.




오스카 카네이션


나무가 피웠습니다

아기 살결처럼 여린 너의 가지들

이파리도 아닌 것이 줄기도 아닌 것이 비록 약하지만

푸른 저 숲처럼 청초한 너의 마음

나의 눈에 빛나는 연두별로 쏟아진다.


꽃을 틔웠습니다

눈부시게 곱고 작은 꽃잎들은

갓 피어난 희망처럼 둥실둥실 떠올라 노래한다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피곤해져도 힘들어져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속삭이는 그 환한 너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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