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축하파티
독자 100명 축하파티.
작은 시작이지만 행복합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가슴 뛸 줄 몰랐던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글을 쓰는 데 있어 인색하지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사실 조금 더 잘 쓰고 싶어서, 시간을 내어 차분하게 쓰고 싶다든지 하는 등등의 이유로 미루고 덮어두었던 때도 많았거든요.
브런치 독자 1000명을 돌파한다면 소설을 한편 연재해보겠습니다.
그런날도 올거예요!!
그런 날이 너무 빨리와서 준비없이 헤매는건 아니겠죠?
인생은 타이밍이니까 그 타이밍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리사가 되겠습니다.
제가 브런치에 쓴 3가지 축복편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조금은 감성적이고 긍정적으로 살기위해 애쓰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쯤은 확인하셨을거예요.
하지만 지금 이글에서는 그냥 나요. 내가 어떤 생각을 안고사는지, 어떤 사람인지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자 이제 제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어린시절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진 않았지만 사랑많고 정이 많았던 아빠와 제 모든 것을 들어주고 지지해주던 엄마에게서 소중한 막내딸로 자랐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여섯명의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살았던 골목길 작은 주택도, 무엇이든 다해주고 싶어했던 태산같이 컸던 아빠와, 늘 맛있는 음식냄새 배어나오는 따뜻한 엄마 품도 어른이 된 지금까지 가슴가득 품고 사는 삶의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삶에 대한 태도, 의지와 독립심 등등 내가 갖고 있는 대부분의 가치관이 그 때 이미 생겨나지 않았을까 하는걸요.
글 쓰기의 시작은
우체국에서 실시했던 전국 초등학교 편지쓰기대회에서 입상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에요. 더 큰 계기가 되었던 건 5학년 담임선생님의 자체 독서감상문쓰기대회 때문이었는데요. 선생님은 매달 대회를 열어 선생님이 만드신 상장과 작은 선물을 주셨어요. 저는 안네프랑크의 일기를 읽고 글쓰기에서 최고상을 받았는데 너무 기뻐서 집까지 달려갔던 그 때의 설레임이 생각이 납니다. 작은 시작이었지만 내 평생 잊지못할 기억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그 후로 글읽기와 글쓰기가 즐거운 취미생활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칭찬과 격려가 한 사람의 인생을 뒤흔들만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려봅니다.
좋아하는 것은
너무 많아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평생을 두고 간직하고픈 것에 대해서만 나열해 볼게요.
먼저 발레에요. 전 전공자도 아니고 지금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쉬고 있지만 발레만큼 멋진운동을 본적이 없어요. 몸하나 하나의 근육들이 움직이는 경험은 또 다시 발레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늘 목마르게 한답니다. 예쁜 몸과 바른 자세에 대한 유혹이 남아 있는한 저는 언제든 다시 발레를 시작할 생각이에요.
음악이요. 음감도 없고 재능도 없어 악기배우는데 늘 터덕거리지만 악기를 배우는 순간이 설레는 이유는 저도 알 수 없어요.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때는 가슴이 터질 듯 쿵쾅거리기도 하고 코끝이 시큰거리기도 하는게 신기하죠. 가끔은 눈물이 날만큼 감동적인 순간도 맛본답니다. 어쩌면 가질 수 없는것에 대한 아쉬움, 갈망인지도 모르겠어요. 그와같은 이유로 그림못그리는 전 그림을 감상하는것도 너무너무 좋아한답니다.
커피와 글쓰기. 아니 커피숍과 글읽기인지도 몰라요. 커피가 먼저인지 커피숍이 먼저인지 모를만큼 커피도 커피냄새 배어나오는 커피숍도 글읽기도 글쓰기도 평생을 두고 사랑합니다. 커피숍과 커피없는 곳에서는 진심 살고싶지않아요.
풍경과 사진. 풍경과 영감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요. 무엇을 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지금 바로 운전을 해보세요. 전 직접 운전하면서 앞유리로 보이는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그것이 가장 잘, 가장 많은 풍경과 만나는 방법이거든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많은 글들이 떠오르게 되지요. 어떤 날은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한참을 메모장에 적기도 합니다. 그러다 정지하고픈 순간은 사진으로 담아냅니다. 그 사진을 꺼내보면 그 날 그순간 느꼈던 감정이 다시 떠오르기도 하거든요.
여행, 그 설레임의 시작과 끝. 조금 다른 시각으로 여행기를 쓰는 김동영 작가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너도 떠나보면 알게 될거야'라는 책은 나도 평생 그런 책 한권쯤 쓰고싶다는 소망을 갖게 해주었죠. 그렇게 한 곳에서 머물다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해보며 지금껏 쓰지 못한 글을 쓸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
지방 작은 소도시 어느 마을에
작고 마르고 소심한 성격탓에 친한친구 서너명과만 친하게 지내며 조용하게 지내는 초등학생 한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융통성없는 그 아이의 가방은 늘 무겁고, 가방만큼 무거운 책임감으로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아이입니다.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에 나무나 꽃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고 아스팔트 바닥에 어떤 무늬가 있는지 길모퉁이를 돌아 어디쯤가면 오래된 카라멜자국같은 색바랜 자국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아이지요. 시냇가에 둘러 앉아 소꿉놀이하는일, 해가 저무는 풍경을 바라보는 일, 인형옷을 곱게 잘라 만드는일. 읽은 책을 읽고 또 읽는것을 좋아하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나열하며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
그랬던 아이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의 칭찬, 친구들의 격려, 부모님의 지지 , 수없이 많은 순간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과정들을 통해 관계에 있어 융통성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더이상 바닥을 바라보며 길을 걷지 않았고 주변의 나무나 꽃을 유심히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심각한 길치에 주변을 바라보는 관찰력도 사라져 헤매고 다니기 일쑤지요. 아스팔트 무늬를 살피던 세세함과 성실함을 잃었지만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는 이치처럼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매듭을 풀어갈 수 있는 나이든 성인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습니다.
여행지의 커피숍에서 음악을 듣는 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주는 일, 풍경과 사진이 글과 함께 묻어나게 하는일, 그리고 아이들의 선한 마음들을 사랑하고 언어와 글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말이예요.
심리학을 조금 더 공부하고 싶어졌고, 젊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갖고 싶어하며 인생을 잔잔하게 살고싶은 꿈들로 가득찬.
매일 꿈을 꾸죠.
그리고 내가 나로서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들을 설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