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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J Dec 17. 2016

no.12. 크리스마스에 태어났다는 건

특별하고 특별한 나만의 크리스마스

어디선가 캐롤이 들린다.

사람들은 들뜨고 얼굴가득 미소를 담는 12월.

그리고 그 12월 흥의 종착점,


   크리스마스




"좋겠다. 넌. 생일이 크리스마스여서."

"정말 크리스마스가 생일인가요?"

부러움부터 신기하다는 반응까지 나의 크리스마스 생일은 상대로하여금 약간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생일이라는건 나에겐 동전의 양면같은 느낌이다.

좋은지 안좋은지는 예측할 수 없다. 어느날은 좋았다가 어느날은 서글프기도 한.

누구나 기억하기 쉽지만 막상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다들 그들만의 크리스마스를 챙기기에 바쁜 그런 날. 나는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던 크리스마스 아침 부모님은 우리집  대문앞에서 캐롤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당시 교회에서 아침봉사로 집집마다 캐롤을 부르는 봉사를 했었나보다. 우연치고는 정말 특별하다며 엄마는 두고두고 말씀하셨었다.


크리스마스와 생일파티


크리스마스에 친구들과 생일파티 해보는것이 소원이었던 나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친구들을 초대해두고 며칠전부터 설렜었다. 꼭 오겠다고 했던 친구들마저 막상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니 부모님이 일찍 오라고 했다며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집에 가버렸다. 내가 초대한 인원만큼 음식을 준비했던 엄마에게 미안하고 친구들에게 서운해서 평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마음에 크리스마스가 생일이어 얼마나 속상했던지 엄마는 나를 다른 날에 낳지 입술을 삐죽거리며 원망도 했더랬다.

하지만 그 후로 더이상 생일파티에 욕심내지 않았다. 가족만이 내 크리스마스 생일을 축하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나니 마음이 편했다.


아빠와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믿은건 순전히 아빠때문이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도록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믿었던 나는 생일때마다 크리스마스용 큰 양말을 머리맡에 걸어두고 자곤했는데 자고 일어나면 거짓말처럼 초콜렛과 사탕, 내가 좋아하는 간식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아빠는 산타할아버지가 밤새 들러 두고가셨다고 말씀하셨고 생일선물로 꼭 예쁜 인형도 함께 선물해주셨다.

그 옛날 아버지는 높은 산이었고 넓은 바다였고 나를 감싸던 따뜻한 바람이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며 수염난 턱을 비비던 아빠, 스무살 되기전까지 늘 토닥토닥 안아주며 내 모든 것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던 고마운 아빠.

그런 아빠가 지금은 내가 요구하는 것마다 우리 집에 와서 도와주는 집사같은 사람이 되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늘 마음시렸지만 ,

아빠 나이 일흔을 앞두고도 내 마음 다 담아 표현하질 못했다.


가족과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생일


엄마아빠딸로 태어나서, 엄마아빠와 함께 살 수 있어서 내 모든 인생이 빛이 났던 걸 내가 아직 얘기하지 못했어요.

크리스마스에 태어나서,

사랑하는 가족과 매번 특별한 생일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크리스마스에,

엄마아빠의 딸로 태어 날래요!


고맙고 또 고맙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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