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을 제쳐두고 한걸음에 달려나가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친구의 아픔이 뼈아팠고 친구의 행복이 흐믓했지만 내내 곁에 있어주지 못하고 내 삶이 바빠 종종거리며 살았던 시간들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 그렇게 이틀, 그렇게 한 계절, 한 해, 십년을 보내며 우리는 또 마주보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굴곡진 긴 인생에는 인연도 싸이클이 있어 모든 것을 함께하는 시간이 있듯 보고 싶어도 자주 보지 못하고 한껏 다 보듬지 못한 채 보내야 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도. 한 때 미안했고 고마웠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거짓말처럼 또 싸이클이 돌고 돌아 우리가 마주보고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돌아온다는 것도 너무 잘 아는 나이가 되어.
서로의 마음을 슬며시 헤아릴 줄 아는 벗이 있어 좋다. 그리고 그렇게 또 살아갈 앞으로의 시간들이 설레고 설레는 것은 우리가 지금껏 나누고 품었던 소중한 우정 덕분이지 않을까.
오랜시간 나누고 품었던 마음.
너무너무 행복했던 또 한 번의 스무시간을 고이 접어 넣으며.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SY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