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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지은 Aug 07. 2024

열매 맺기 위한 연단과정

왼손발이 준 선물


금을 (gold)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이 완성 되기까지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금(gold)의 가치에 중점을 둔다. 금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땅속 깊이 파묻힌 광석을 캐내어 가공하며 얻은 광석 중에서도 순수한 금속만을 골라내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순수한 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순물제거 해야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사님 설교 중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장애와 직장 생활의 고난은 하나님께서 단단한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인내와 연단이 필요했으며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그 과정 이후 좋은 열매를 맺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섯 번째 직원과 어려운 관계 속에서 그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지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지냈고 내 마음은 평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정규직 남자 직원이 채용되었다. 그 소식은 나에게 기쁜 소식이었다. 새로운 직원과 함께 나는 다 같이 화합을 잘 이루어가고 싶었으나 나에게 앙심을 품었던 다섯 번째 직원은 나를 회사에서 퇴사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새로운 직원과 다행히 마음이 맞아 뜻을 같이 하게 되었고 다섯 번째 직원은  회사에 좋지 않은 소문과 여러 가지 이유로 스스로 그 자리를 떠나게 되었다. 다섯 번째 직원이 없는 공백은 업무적으로 버거웠지만 생각지 않은 추가 임시채용의 변화가 있었고 임시채용은 계속 문제점들이 있어 오래 일하지 못했지만 한 명의 정규직이 채용되며 둘이 아닌 셋이 함께 안정적으로 일하게 되었다. 열악했던 업무환경 속에서 일했던 나는 내 업무를 집중해서 일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만의 사무실이 생겨 그곳에서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곳은 비록 먼지투성에 햇빛도 없는 작은 창고 공간이었지만 나에게 꼭 필요했던 공간이었고 나만의 사무실이 생긴 것은 특별했으며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나는 광야생활의 싸움을 종결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에 누구나 사직서는 가슴에 품고 생활한다지만 나에게는 특별히 더 절실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입사 때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일 년 만 일 년 만이 12년까지 왔으며 나에게 스쳐 지나간 파트너의 종결까지 총 아홉 명이었다. 나의 직장 생활 인생에서 권지은은 참 문제가 많은 애야"라고 낙인이 찍혔고 그 마음이 나를 초라하게 했지만 이 초라함으로 그분을 찬양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12년의 회사 생활 여정 가운데 나는 그렇게 고난이 있었지만 인내하는 법을 배웠고 인내하는 과정 가운데 연단이 되었으며 쓰라린 아픔도 상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나니 내가 마음이 더 단단해짐을 알았다. 일하면서 어쩌면 그 정도 다녔으면 자연스레 일도 경력도 쌓여 시간이 지날수록 편해질 수 있다는 논리가 당연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비장애인이 아닌 장애를 갖고 있었던 나에게 비장애인 삶 속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보이는 장애보다 보이지 않은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이 컸기에 내가 표현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회사에서  타인이 보는 나에 대한 시선 중 하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간단하고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여기는 직원들이 있었다. 그 사람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자기가 감당할 만큼에 무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갖지 못한 적이 있었지만 일에는 귀천이 없으며 지금은 어떤 일이든 자신 만의 전문성과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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