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세계의 몸과 마음을 담아 보다
직장생활 5년차쯤 되었을까? 매스컴을 통해 자신의 멋과 재능을 살려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며 사업하는 여성들이 나왔었다. 그 영상이 내게 인상 깊었고 멋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캘리그라피인 것을 몰랐었다. 미술에는 취미가 없었고 예술은 나와 관계없는 다른 세계라는 고정관념이 그 당시에는 있었기 때문에 로망의 대상 같은 느낌이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무엇에 재능이 있는지 찾아서 해보고 싶은 욕구가 컸었다.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가 있다면 나는 무엇을 잘할까? 참 많은 고민들을 했었지만 내 재능을 발견하지도 못했고 누군가 칭찬을 해줘도 그것을 발전시켜 볼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꼭 잘하는 것만이 아닌 1%의 가능성과 몰입하여 즐거움을 느낄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재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1%의 가능성과 행복을 느끼게 해 준 예술 캘리그라피가 재능이라 생각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재능이란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며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고 나니 내 마음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었다. 부족한 게 많다고 느끼는 지나친 낮은 자존감이 나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것이었고 나의 그 낮은 자존감을 인정하고 내려놓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은 선택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이 있다. 그것을 잘 모르는 것뿐이다.
길이란 걸어가 봐야 이 길이 맞는 길인지 아닌지 보이지 않을까?
캘리그라피에 입문하기 전 눈길이 가게 되어 미술에 잠시 배움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림을 배우면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 예술에는 성장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술선생님께서 나를 보면서 수도 없이 하신 말이 있다.
" 생각하지 말고 그리세요.
"그림은 손에 익혀야 하고 그려야 실력이 늡니다.
실패하는 그림은 없고 어떤 그림이든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과 생각처럼 그려지지 않은 나에게 미술에 대한 조언이셨는데 성격을 파악하듯 내면 깊숙이 자리 잡혀 고착한 된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 주신 표현이었다. 그분과 함께 미술을 수업하면서 나는 인생공부와 그림을 같이 배워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 선생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심장에 꽂히는 순간이었다.
우리 인생길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 옳다고 할 수 없으며 어떤 일이든 익숙함이 되어야 잘할 수 있고 실패했다고 내 인생이 끝났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붓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 다해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어 가며 내 손끝을 통해 글씨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예술이란 매력에 점점 빠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림은 정답이 없어요. 이 말이 내 가슴을 설레게 하며 나는 정해진 길이 아닌 낯선 길일지라도 길은 보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낯선 길이 내 인생에 제2막을 알리는 삶이 될 수 있을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어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내가 아는 길과 모르는 길이 있다. 내가 아는 길은 네비가 없어도 잘 갈 수 있지만 내가 모르는 길은 두려움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 두려움 때문에 낯선 길을 지금까지 다니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낯선 길이 즐겁다. 새로운 것들을 얻어가는 묘한 희열과 떨림이 나를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다.
캘리그라피라는 예술을 통해 내 마음과 영혼을 화선지에 담아보고 싶다. 그렇게 하나씩 쌓아 담다 보면 나만의 예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붓을 잡고 하얀 화선지에 나의 글씨가 어떻게 표현되고 앞으로 써 내려가게 될 나의 인생작품도 어떻게 완성이 될지 나는 기대를 가져보며 캘리그라피 배움의 세계에 길을 드러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