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기사를 소개하고 소감을 씁니다. 배달어플, 배달료, 수수료인상
코로나시국이 되면서 배달 서비스 이용 횟수가 무척 늘었다. 새벽배송이 어색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도 인터넷 새벽배송 가능한 배달플랫폼 속의 가격과 비교를 한다. 어린아이를 키우다보니 마트, 시장과 같은 곳을 가는 것이 어려웠다. 가정보육을 한두달 하면서 내몸은 에너지가 닳고 닳아 마치 방전 직전의 깜빡이는 배터리 같았다. 맨날 충전줄을 달고 다녀야 할거 같은? 그런거.
그래서 종종 배달찬스를 쓰곤 했다. 배우자는 밖에서 먹고 싶은 것을 먹으니 내가 배달로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을 권하는 편이였지만.. 사실상 그게 쉽진 않았다. 왜냐고?
최소 주문 금액 맞추기가 어렵다
배달료가 부담스럽다
집에서 부지런만 떨면 나가지 않을 돈이다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게 불편하다
내가 하고 싶진 않은데 뭘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대략 위의 몇가지 이유 때문이긴 한데 '살고자 하면 산다'라는 말처럼 어떻게든 부담스럽지 않은 배달료에 최소 주문금액이 낮고 맛도 있는 곳을 찾아내서 먹곤 했다. 가끔은 배달료가 비싸도 먹고 싶은거 먹기도 했다. 그게 내가 부리는 '생존'을 위한 '사치'였다. 배달료가 있긴 하지만 리뷰이벤트 서비스로 제공받는거 생각하면 매장가서 사는 것보다 배달 어플을 이용하는 거랑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내가 간과하지 못한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점주들이 부담하는 수수료 부분이다.
3월 21일자 조선일보 기사 '‘배민’ 배달료 1000원 이상 오른다...자영업자들 “엎친 데 덮친 격”' 를 접하면서 생각보다 소비자 부담이 크겠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 배민1을 써본 입장에서 실제 따듯한 음식이 빠르게 도착을 해서 아이랑 같이 식사 한끼 해결했을 때의 만족감은 무척 컸다. 그리고 정당하게 배달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점주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없을거라 생각했다. 배달료 인상 관련 뉴스를 찾아보니.. 그렇지 않았다.
“배민1 쓰지 말아주세요 ㅠ”…사장님은 영수증 손글씨로 읍소중
이라는 한겨례 4월 3일 기사 를 발견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너무 세상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임을 깨닫고 얼굴이 붉어졌다. 내가 리뷰이벤트로 얻어낸 서비스의 댓가가 생각보다 묵직했다. 위의 다른 이유들로 배달보다 다회용기+제로페이를 쓰는 것을 지향하기에 그나마 많이 쓰지는 않지만.. 뭐 어쨋든 맘이 불편했다. 하필 그날 아이를 데리고 들어간 빵집 사장님께 수수료와 배달료 하소연 이야기를 들어서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그나마 배달로 유지를 하는데 사실 그것도 수수료와 배달료 빼면 얼마 안남는다고 했다.
대형프렌차이즈들은 자사 어플을 사용을 권하고 할인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형프렌차이즈가 아닌 다른 곳들은 어떨까. 나에게 하소연한 빵집 사장님은 같은 경우가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자주가는 단골카페 역시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겠지. 다만 그 고민을 손님인 '나'에게 노출시키느냐 안하느냐의 차이 일 것이다. SNS 에서는 대형 배달어플을 대신 한 공공앱 사용을 하자는 이야기들이 시시콜콜 올라온다. 신한은행에서 만든 '땡겨요' 는 관련 적금도 출시 및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 운영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물 들어올 때 노저어야 한다. 신한은행 잘했어요. 엄지척!
점심 시간, 아이랑 같이 먹을만한 메뉴는 간짜장이 최고다. 습관적으로 배달 어플을 키고 단골 가게를 확인했다. 배달료가 오르고 수수료가 올랐다는 기사가 나온 뒤 오래간만의 주문이였는데.. 최소주문 금액이 7,000원에서 10,000원으로 올라있었다. 집에 있는 걸 대충 먹을까 고민을 하다 지도에서 매장을 검색해 전화를 걸었다. 간짜장 곱빼기 하나도 배달 되나요? 하나는 카드 결제가 안된다고 했다. 집에 현금이 없는데 어쩌지..싶었는데 계좌이체도 받는다고 했다. 오예- 어플로 주문했을 때와 똑같이 빠른 시간, 맛있고 따듯한 음식을 받았다. 금액은 어플로 주문했을 때보다 500원이 적었다.
어플이 아닌 형태로 주문을 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행하는 것은 뭐든 그렇다. 다 불편한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불편한 것도 익숙해지면 '편해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이렇게 불편해지기로 했다. 이 불편함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불편함이길 바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