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자전거 타고 생각합니다.
" 굿모닝! 나 우건(언니 아들) 이도 같이 일어나서 자전거 타러 못가 ㅜㅡㅜ."
"네 언니. 우건이가 일찍 기상했네요. 모닝 육아 파이팅이요."
"ㅋㅋㅋㅋ 웅 ㅜㅡㅜ 주말 잘 보내."
4시 50분에 일어나서 토요일 새벽을 즐기고 있다가 나의 자전거 메이트 언니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장마가 시작하기 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이 오늘뿐이어서 자전거 타기를 약속했는데 아이가 깨버린 거다. 가끔 아이들은 신기하다 엄마가 없으면 저절로 깨는 것을 보면 다행히도 우리 집 아들은 쿨쿨 자고 있다.
언니의 약속 취소 문자를 받고 순간 고민했다. 자전거를 탈까 말까. 마침 웹툰을 보고 있어서 더 고민이 되었다. 소파에 뒹굴거릴까 하다가 그냥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벌떡 일어나서 후다닥 선크림을 바르고,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마스크와 물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역시 미적거리고 싶을 때는 마음이 아니라 다리를 움직여야 실행이 된다.
사이클링 기록 어플을 켜고 출발!
습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시원하다. 바람도 불고, 햇빛도 강하지 않고 정말 자전거 타기 최적의 날이다. 페달을 발로 힘껏 민다. 쉬쉬쉬 귓가에 바람소리가 거세다. 귀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린다. 바람을 맞서서 자전거를 타니 힘이 더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처럼 시원한 새벽을 이용해 운동하는 분들이 많이 나와있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아파트 주변에 논과 밭이 있어서 인지 일찍부터 밭에서 일하시는 분도 계시다. 고향에 계신 엄마, 아빠가 생각나 농사일을 하시는 분을 보면 내 시선이 머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사서 도우미로 하루에 3시간씩 일을 하고 있다. 출퇴근할 때 자전거를 꾸준하게 타서 인지 자전거를 처음 탔을 때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덜 힘들다. 예전에는 오르막을 오를 때는 최대한 단을 낮추어서 올라갔는데 이제는 단을 변경하지 않아도 올라간다. 역시 운동은 하는 만큼 몸에서 티가 난다. 마음도 쓰는 만큼 눈으로 표가 나면 좋으련만......
함께 타는 언니가 없어서 지난주와 같은 코스를 쉬지 않고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빨리 가기로 생각하니 눈에 핀 꽃도, 풀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주에는 뒤에서 따라오는 언니를 기다리며 '꽃이 아침을 준비하느라 분주해 보이네. 하늘이 꼭 바다 같다는 둥.' 속으로 시 여러 편을 지어냈다. 오늘은 그냥 휙휙이다. 풀도, 꽃도, 나무도.
문득 '함께 가면 멀리 간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오늘 나에게 있어서는 '함께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다.'가 맞을 것 같다. 언니와 자전거를 탈 때는 함께여서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기다리며 주변도 자세히 보고, 나도 자세히 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다. 쉬지 않고, 출발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가쁜 내 숨과 살짝 당기는 다리 근육만 신경 썼다.
결국 오늘 언니와 함께 달렸던 코스보다 더 멀리 가고, 더 빠르게 도착했다. 우리 삶도 이렇지 않을까? 혼자 멀리, 빠르게 가다가 놓치는 것이 없는지 주위를 살펴보는 순간이 필요하다. 가끔 그 놓치는 무언가가 가장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너무 지나면 그 가치를 잊을 수 있으니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고 나를, 주변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여전히 아들이 잔다. 고맙다 아들아. 엄마는 토요일 아침을 즐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