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육아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먹자."
"옷 입어."
"양치해야지."
"곧 있으면 나갈 시간이야."
"양말은 신었니?"
"아직도 옷을 안 입었어."
일곱 시에 일어난 아들을 힘껏 안아주고 하루를 시작한다. 화내지 말아야지를 가슴에 새기며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 해야 하는 일들을 중간중간에 상기시켜주었다. 뭘 할지 알려주면 아이는 대답은 잘한다. '네, 네, 네, 네.' 독립적인 아이를 키우기 위한 일념 하에 기다리고 기다렸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모습에서 욱 올라왔지만 참고 기다렸다. 결국 아이는 밥을 반 이나 남겼다.
"엄마, 내가 밥을 남겼게요. 안 남겼게요."
남기지 않고 저런 말을 하면 상관 없는데, 남기고 저런 소리를 하니 화가 난다. 눈빛으로 쏘아붙이고 입을 옷을 꺼내 준다. 굳이 습하고 더운데 긴바지를 입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분명 어제도 더워서 등이 다 젖어서 왔는데 '비가 와서 춥다'는 논리를 대면서 긴바지를 고집한다. 반바지를 입히기를 포기하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 옷 가지고 15분가량을 장난친다. 기다리고 기다렸다.
8시다. 8시 10분에는 나가서 유치원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아들은 8시가 되어서도 양말만 신은 채 침대에서 뒹굴거린다. 아, 나의 분노 임계치는 극에 달했다. "뻥"
"엄마가, 아까부터 이야기했지. 너는 네가 원하는 것은 다 하면서, 유치원 가기 전까지 네가 해야 하는 일은 왜 안 하는 거야."
아들은 나의 협박(?)에 옷을 입기 시작한다. 아, 보고야 말아야 말았다. 나를 약 올리려고 하는 건지 내복 위에 바지를 입기 시작한다. 나의 뒷목이 뜨겁다. 나의 눈빛은 용광로의 불길보다 더 거세다. 아들은 심감성을 인지하고 후다닥 옷을 입는다. 1분. 옷을 다 입는데 걸린 시간은 60초다. 아....... 15분을 뭉그적 거리고 60초 안에 옷을 입다니..... 허무하다. 나의 분노가......
옷만 입었다고 아침 준비가 끝난 게 아니다. 다음 임무는 이 닦기다. 기다리고 기다렸다. 화장실에 들어간 지 5분이 흐르고 나가야 할 시각. 8시 10분이다. 이를 다 닦은 줄 았았다. 그랬어야 했다.
"빨리 나가자."
"엄마, 이 아직 안 닦았는데. 가글만 해도 되나요?"
뜨악, 또 나의 뒷목이 뜨겁다. 아들은 5분간 화장실에서 물장난만 친 거다. 가글 할 시간도 없다고 하고 재촉해서 나왔다. 아침부터 분노에 휩싸인 나의 발걸음은 빠르다. 아들은 빠른 나의 걸음을 보고 징징거린다. 참는다. 참는다.
"오늘 엄마가 아침에 너의 행동 때문에 화가 났었어. 우리 내일은 좀 더 잘해보자."
나의 마지막 인내심을 겨우 부여잡고 아들을 유치원 버스에 태웠다. 내 주변의 엄마들이 다 들 한 숨을 쉰다.
"아, 오늘 저 아침부터 한 바탕했잖아요. 옷을 자기 마음대로 입겠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저희 애는 아침부터 징징, 툭툭 꼬집고, 정말 저도 아침부터 화가......"
"저도 아침부터 화를 냈더니..... 머리가 다 아프네요."
떠나가는 버스에 손을 흔들며 엄마들이 아침부터 벌인 전쟁을 토로했다. 그때 엄마 무리에서 가장 연장자인 언니가 한마디 툭 던졌다.
"너희들은 오늘만 그러니? 난 매일이 전쟁이야.'
언니는 이 한 마디를 남기며 퇴장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의 육아 동지 동생과 왜 오늘 화를 냈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가 와서 푹푹 찌는 날씨 탓을 했다. 우리의 오늘 분노는 날씨 탓이야. 애꿎은 날씨 탓을 하니 화가 좀 누그러진다. 오늘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에어컨을 빵빵하게 튼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기를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