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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아침 Oct 27. 2021

평범해도 내 삶이다.

책은 왜 읽을까? 

나는 손에 잡히는, 눈에 보이는 뭔가를 읽는 걸 좋아한다. 누군가 취미를 물어보면 책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거라고 말한다. 일하고, 육아하고, 집안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빈 시간은 주로 책과 논다. 모험심이 부족한 나로서는 책을 통해 얻어지는 간접경험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다.    

  

화요일마다 듣는 수업에서 강사님이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셨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재미있어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성장하기 위해서, 돈을 벌 등등 다양한 답변이 쏟아져 나왔다.  

   

비슷한 질문을 매월 갖는 독서모임에서 한 적이 있다. 나는 나의 맛을 찾기 위해서라고 답변했었다. 적절한 비유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다 보면 나 자신이 매운맛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단맛도 좋아한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이렇듯 책을 통해서 나의 세세한 것들에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나를 알고 싶어서, 나를 알기 위해서, 나의 길을 가고 싶어서 책을 읽는 것은 아닐까?     


강사님은 수레바퀴를 예로 들어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셨다. 수레바퀴 축에는 ‘나’가 있고, 축과 바퀴를 연결한 그 사이에는 소파, 책상(안경), 성찰(거울), 나침반이 있다고 한다. 이것들은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의미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독서를 하게 되면 바퀴가 잘 굴러갈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책을 읽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균형 잡힌 독서로 바퀴를 움직이다 보면 축인 ‘나’가 남는다는 것이다.  

    

책을 고를 때도 선택과 집중의 능력이 중요하고, 얼어붙은 우리의 인식을 터뜨릴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덧붙여 설명하셨다.      


이 말을 듣고 내가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훑어보았다. 한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 소설과 에세이에 편중된 독서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요즘 고전을 읽다 보면 과거의 시대적 배경에서 헤매는 내가 보인다. 그 시대를 조금 더 안다면 더 집중해서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늘 갖는다. 오랜 시간 편중된 독서 습관이 읽지 않은 분야를 읽고 싶은 마음을 낳는 중이다. 책이 또다른 책을 부르는 것이다.     


나를 자가 진단해보면 철학, 역사, 경제, 심리 관련 책의 비중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 소설을 읽다 보면 인간의 심리와 철학에 대해서 자꾸 의문이 생긴다.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등장인물의 삶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등등 말이다. 누군가에게 물어서 쉽게 답을 찾으면 편하겠지만, 나만의 느리지만 스스로 찾는 과정이 재미나다.      


겉으로 보이기에 정적인 나의 독서 활동은 내 안에서 그 무엇보다도 동적인 파장을 크게 만들어 낸다. 가끔 상상한다. 오늘보다 성장하는 나 자신을. 내 마음이 차오르는 것을 보니 독서만큼 재미있는 것을 찾아내지 못할 때까지는 독서가 나의 일 번 취미 자리를 지킬 것 같다. 글 쓰고 책 읽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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