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특이한 말버릇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땐, 뭐지 이건? 싶었다.
근데 자꾸 듣다 보면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이 문제는 팀장님께 보고해야겠죠? 큰 이슈는 아닌데, 나중에 딴 데서 들으시면 화내실 것 같아요.”
“보고하면 혼날까 봐 고민되는 거죠?”
“그렇죠. 버럭 하시겠죠. 매번 강조하던 내용이라.”
A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보고 안 했다가 나중에 혼나도 되잖아요.
확실하게 혼나느냐, 운 나쁘면 혼나느냐의 차이인데요.”
“…”
진짜 별 얘기도 아닌데 말 되는 것 같고.
그래서 잠깐 흔들린다.
‘운에 한번 걸어볼까…?’ 같은 생각이, 불쑥.
회의 중에도 A는 그 버릇을 잊지 않는다.
“이 기능, 개발하면 아주 techi 한 고객들한텐 좋을 수도 있어요.”
“맞아요. 그래서 상품기획팀에서도 계속하자고 해요.”
“근데 최소 2주는 야근이겠는데요.”
그때 A가 또 조용히 던진다.
“반대로 생각하면, 일반 고객들에겐 별 메리트 없는 기능이잖아요.”
“…”
“그거 하는 2주 동안 기존 기능 안정성을 올리는 건 어때요?”
반박은 못 했고, 회의는 갑자기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처음엔 솔직히 답답했다.
모두 한 방향으로 전력 질주하는데, 혼자 자꾸 핸들 꺾는 느낌.
'이 사람 왜 자꾸 반대 방향으로 생각해?'
일정은 타이트하고, 마음은 더 타이트했으니까.
근데 일하다 보니,
A의 그 말 한마디가 급커브 직전에 브레이크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A의 말에는 힘이 실리고
요즘은 다른 팀원들도 종종 말을 꺼낸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요~"
건전한 반대 의견은 딴지가 아니다.
그건 생각을 넓히는 기술이고,
A는 그걸 알고 있었다.
물론...
팀장님께 보고 안 했다가 이후에 엄청 혼난 건
잘못된 '반대로 생각하기' 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