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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 Nov 28. 2020

지겨운 회사, 쳇바퀴 같은 회사, 나가서 카페나 차릴까

예측 가능한 삶이 주는 행복

모험, 도전 이런 단어들에만 몰두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하루 새로운 것들을 찾아 헤맸고, 같은 날들의 반복에 쉽게 지루함을 느끼던 시절이었다.

직업을 선택할 때, 나의 이런 성향을 고려하여 일상적이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던 직업을 꿈꾸기도 했다. 나는 그런 성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나는 그때의 내가 딱 싫어했던 두 가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기업의 이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것 같은 회사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쳇바퀴의 삶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결코 지루할 수는 없다.


나 역시 한 때 했던 고민이고, 주변에서 많은 직장인 동료들이 하는 고민은 이 생활이 지겹다는 것이다.

나는 회사에 맞춰져 회사가 원하는 인력이 되고, 회사가 원하는 결과를 뽑아내는 컨테이너 벨트의 부품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서 깨달은 것인지, 직장생활의 연차가 쌓여서 알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미처 몰랐던 회사생활은 내 사고방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사실 회사는 지루할 틈이 없다.

회사가 지루하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회사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니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포인트이다. 회사가 시키는 것을 한다고 생각하고 다니면 그보다 지겹고 하기 싫은 게 없다. 매일 같은 업무의 반복이더라도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많다. 사실 회사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조직, 팀원이 변하기도 하며, 프로젝트가 달라지기도 한다. 늘상 같은 조건의 같은 업무가 있는 게 아니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하면 정말 왜 지겨운지를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게 포인트다.

이렇게 되묻는 경우의 사람은 정말 그 일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하기 싫은 일이기 때문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적극적이지 않은 게 그 사람의 탓은 아니다. 그저 지금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을 뿐. 이런 사람들은 업이 맞지 않는 것이니, 다른 직군을 찾아보던지, 다른 환경에 노출시키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


위와 같이 반문하지 않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서 조금만 적극성을,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업무를 대하기 시작하면 그 일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일이 나와 맞지 않다고 해서, 외부에서 새로움을 찾아 도전하는 것을 백 프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 그렇게  일에 도망쳐  곳에 낙원은 없다.

이게 싫어서 떠나는 사람과, 하고 싶은 무언가가 외부에 있어서 떠나는 사람의 결과는 다르다. 정확한 동기와 목표가 없이 무작정 모험과 도전이라는 근사한 말로 자신을 현혹시켜 현실 도피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현실은 냉혹할 수밖에 없다.


예측 가능한 삶이 가져다주는 행복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한 마디 더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예측 가능한 하루를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영업, 사업, 프리랜서 등등, 쳇바퀴 같은 직장인 삶이 아닌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겐 그 ‘예측 가능함’이 축복임을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고 한다.

특히나 요즘같이 불확실성이 짙은 때에는 그런 생각이 절실하다고 한다.

모든 삶에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다. 단점에만 몰두하지 말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나는 얼마나 나의 일에 적극적이었는가,

내게 주어진 예측 가능한 삶이 주는 행복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

오늘 이 글은, 도전과 모험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주저앉히기 위한 글이 아니라,

딱히 다른 목적 없이 단지 지금의 직장인 라이프가 지겹다는 이유만으로 외부에 눈을 돌리려는 후배에게 전하는 조언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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