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주제와 관련된 상황'의 구체성이다. 은유 "쓰기의 말들 " p.113
엊그제 이 부분을 읽었을 땐 활자 그대로의 문장만 머리에 들어왔는데 다시 읽으니 무슨 말인지 감이 온다.
'어제 카페에서 하루 종일 만화책을 읽었다' → 설명
'창이 넓은 2층 카페에서 만화 『레드 로자』를 읽었다'→ 보여주기
'아이와 남편을 두고 외국 여행을 떠났다' → 설명
'열다섯 살 아들과 남편을 두고 배낭을 꾸려 한 달간 인도로 갔다' → 보여주기
설명하기보다는 보여주는 게 좋은 글이라는데, 잘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것은 '관찰력'과 '세심함'인 듯싶다.
나는 평소 무엇을 기억할 때 세세한 것들 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두리뭉실하게 기억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몇 주전 한국사 시험 알바를 갔을 때를 생각해 보면 '아침 일찍 알바를 갔지' 이 정도에서 기억이 끝나는 거다. 그러다 보니 시간별로 내가 했던 일들만 기억이 나지 그곳의 분위기, 누가 있었고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진다.
글쓰기에 그다지 좋지 않은 습성이다.
'아침 일찍 아르바이트를 갔다'를 보여주기 문장으로 바꿔보면,
'찬 기운이 가득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5분 거리 중학교로 향했다' 이런 식이 아닐까?(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