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그냥)
오늘은 살구와 함께 출근하기 프로젝트 대면 연습 첫 번째 날이다.
살구는 우리 집에서는 정말로 완벽한 개다. 우리 말을 너무 잘 알아듣고, 우리의 마음도 너무나 잘 읽는다.
하지만 가족 외 다른 사람들, 낯선 장소에선……
너무나 짖ㆍ는ㆍ다.
정말 큰 고민이다.
6월이 지나고 7월이 오면 나는 온종일 근무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제 다 자라서 스스로 챙길 수 있지만, 살구는 오직 가족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먼저 떠나보낸 우리 ‘순이’를 생각하면, 다시는 반려견을 혼자 외롭게 두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 큰맘을 먹고 근무 예정지의 선생님께 양해를 구한 뒤 살구와 함께 잠시 그 공간을 들러보았다.
역시나 살구는 짖ㆍ는ㆍ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조금은 잦아들었지만, 낯선 공간, 낯선 사람 앞에서는 여전히 바짝 경계를 세우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연 나는 살구와 함께 출근할 수 있을까...?
오늘은 그림책 -짖지 않는 개- 를 읽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짖지 않는 개, 알렉스. 내겐 너무나 부러운 개의 모습이다.
하지만 알렉스도 남모를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 안을 들여다 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살구의 짖음이 무얼 말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어쩌면 혼자 두기 싫다는 내 욕심이 살구에게 더 큰 불안을 주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좀 더 냉정하게, 서로서로에게 최선의 방법이 뭔지를 생각해봐야겠다.
오늘은 짖는 살구를 가만히 기다려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2025년 6월 4일 수요일
이선경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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