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민주주의 내란의 끝
이 책은 단순히 12·3 계엄이 선포되고 대통령이 탄핵되기까지의 과정을 나열한 기록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독재 체제, 왕당파와의 갈등, 계엄의 의미를 통해 ‘민(民)’의 수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묻는 통찰의 장이다.
살면서 ‘계엄’이라는 단어를 뉴스 속보로 마주할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2024년 12월 3일 저녁, 딸들의 다급한 물음이 집 안을 울렸다.
“계엄이래요?”
“뭔 소리야?”
“계엄이라는데요?”
그날은 또 한 번 지워지지 않을 수치스러움을 남긴 날이다.
나는 1980년 7월, 전라도 여수에서 태어났다. 광주와 가까운 시절을 보낸 선생님들로부터 매년 5월이면 그날의 진실을 들으며 자랐다. 당시 전남대 학생이었던 한 선생님은, 고등학생이던 우리에게 광주 현장에서 본 참상을 직접 전해 주셨다. ‘내란’과 ‘계엄’이 주는 무거움은 트라우마에 가까워, 입에 담기도 힘든 단어다.
하지만 이 책은 내란에 얽힌 사건만을 다루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정의와 역사를 차곡차곡 풀어내며, 우리가 몰랐던 민주주의 ‘민(民)’의 참뜻을 되새기게 한다.
특히 “진보와 보수는 언제부터 나뉘었고, 왜 보수라 불리며 진보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은 속이 확 트이는 해방감을 준다.
“대한민국에는 제대로 된 진보와 보수가 없다. 독재 체제는 유사왕정이며, 대통령을 왕처럼 모시는 군주제”였음을 뼈아프게 일깨워 준다.
역사를 전공한 나로서도, 종종 ‘역사는 반복된다’는 되뇌게 된다. 그러나 전우용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역사 공부의 첫 번째 의의는 ‘과거가 현재를 돕게 만드는 것’이며, 과거는 스스로 도와주지 않는다. ‘자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도와달라’고 부탁해야 도와준다”는 깨달음이 마음을 울린다.
대한민국은 ‘K-민주주의’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무엇이든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 경제성장, 민주주의, 인권 모두 눈부실 정도로 달려왔지만, 그만큼 빠르게 후퇴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퇴의 순간마다 우리는 ‘K’의 저력을 보여 왔다. 진정한 평균 수준, 즉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시민의식이 ‘평균 정도의 수준’만 도달해도 큰 의미가 있다.
책의 마지막에 전우용 선생님이 남긴 이 한마디를 깊이 새기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한국 시민의식의 ‘평균’이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한다면,
K-데모크라시는 분명 인류의 모범이 될 것이다.”
K 민주주의 내란의 끝 p.193
시대의 깨어 있는 모든 이들과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의 참된 의미를 다시 배우고 ‘민’의 수준을 한층 높여 나가길 진심으로 추천한다.
대한민국 21대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의 말처럼 국민이 주인이고 그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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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했습니다.
생소쌤 =생각소리쌤 = 생각소리를 듣고 글로 바꾸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