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라는 착각
『성장이라는 착각』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왔던 ‘경제 성장’이라는 말에 처음으로 의문을 갖게 되었다.
성장하면 삶이 나아진다는 믿음. GDP가 오르면 모두가 조금씩은 더 행복해질 거라는 기대 속에서 우리는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정말 그랬는가.
GDP는 계속 성장해 왔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고 바쁘며 지쳐 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경제적 압박은 줄어들지 않았고, 행복해졌다는 체감은 오히려 점점 희미해졌다.
사실 나는 경제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어렵고, 멀게 느껴졌고, 굳이 깊이 알고 싶지 않은 분야였다. 그런데 이 책은 경제를 숫자와 이론의 영역에 두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선택, 그리고 삶의 방향과 밀착된 이야기로 끌어온다. 그 덕분에 ‘경제를 모르는 나’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책은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성장 중심의 경제가 더 이상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비교적 쉽게 풀어낸다.
2장은 성장 위주의 자본주의가 초래한 환경 위기와 심화된 불평등을 구체적으로 짚는다.
그리고 3장은 ‘성장을 멈추자’는 선언이 아니라, 성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경제학 용어를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는 손’, ‘구매력 평가 기준(PPP)’, ‘반식민주의적 해부’ 같은 개념들은 경제 현상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도와준다. 어렵지만 꼭 알아야 할 말들이, 생각보다 삶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도 새삼 느끼게 된다.
저자는 기후 변화, 심화되는 경제 불평등, 반복되는 금융 위기를 성장만을 목표로 달려온 결과라고 말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탄소 중립조차 성장 논리에 갇히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다. ‘좋은 목표’조차 방향을 잘못 잡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많이 남는 질문은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까’라는 것이다. 30년 후의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환경 위기와 경제적 불안을 안고 있다면,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주는 셈일까.
저자는 ‘탈성장’이라는 개념을 통해 성장 대신 지속 가능성과 모두의 삶의 질을 중심에 두는 사회를 이야기한다. 기본소득, 노동시간 단축, 지역 경제의 회복 같은 제안들은 지금 당장 실현하기엔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서는 반드시 고민되어야 할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이라는 착각은 경제 책이면서 동시에 삶에 대한 질문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성장이 아닌 행복을 기준으로 한 사회를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더 분명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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