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브런치에 있는 글들을 읽게 되면서 새로운 꿈이 생겼다. 막연했던 글쓰기가 하고 싶어졌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뭘 하면 좋을지 도통 모르겠는 이때!!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 생각으로만 하지 말고 글로 남겨보자.
혼자 중얼거리지만 말고 글로 적어보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가는 걸 보내지만 말고 , 지나온 시간이 기억나지 않아 아쉬워만 말고 지금의 삶이라도 기록으로 남기자 이제 시작된 인생 후반전을 ~ '
이런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본다.
매일 핸드폰만 들고 있는 내 모습이 살짝 지겹기도 하고 정보를 수집만 하고 있는 것도 흥미가 떨어지고... 아무튼 뭔가 생산적인 일이 하고 싶어 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이 생각으로 난 찐 중년( 난 50대를 이렇게 명명한다)으로 들어선 요즘 새로운 시도를 이것저것 해 보고 있다.
그중 하나는 이 먼 이국 땅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지게 된 거다.
미국에 온 지 올해로 10년 차다.
남편도 딸도 미국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해서 왔고
그동안 난 처음 4년은 딸아이의 운전사로 살았고 딸이 대학에 가자 남편의 일을 돕고 복잡한 스케줄을 관리하는 개인비서로 남편사업의 매니저로써의 일을 감당하며 살았다.
근데.... 남편도 찐 중년이 되니 일을 줄이고 싶어 했고 그동안 열심히 키워온 사업체를 정리해 버렸다.
해서..... 나의 직장도 사라져 버렸다.
남편은 타주에 새로운 사업체를 시작했지만 한 달에 한번 3일 정도 가서 일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직원들이 알아서 운영하도록 하고 있고 그 외의 시간은 집에서 여유롭게 쉼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인즉... 갑자기 수입이 3분의 1로 줄어서 황당하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걱정스러운 나에 마음과 별개로 남편은 지금의 시간이 너무 좋다고 행복하다고 한다.
사실 남편은 한없이 자유로운 게 좋은 사람이다. 나와 딸이 아니었으면 그 긴 시간 동안 이런 수고로움을 할 필요가 없는 그런 타입이다. 아무것도 필요한 것도 욕심도 없는 저 푸른 초원 위에 초막하나 짓고 그저 유유자적하면서 책과 더불어 자연인으로 살아도 행복하다고 할 사람이다.
그동안 수고한 남편을 좀 쉬게 하고 이젠 내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 도전한 일은 주부경력을 살려 샌드위치가게에 주방보조 하는 일을 구했다.
미국 생활 10년 차인데 슬프게도 영어를 못한다. 하루종일 있어도 영어 쓸 일이 없다.
내가 사는 지역은 거의 한국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한국 사람과 한국마켓 한국 사업체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곳이고 밖에 다니는 것도 안 좋아하고 미국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아 옆집사람 마주치면 인사정도만 나누고 끝!!
해서 나의 영어실력은 한국을 떠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한정되어 있고 처음부터 긴 시간 일을 하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아
집 가까운 곳에서 하루에 4시간 정도 3일만 일하면 되는 파트타임을 구해서 시작했다.
그저 몸으로 때우면 되는 일이니 어렵지 않았다. 주부로 살아온 25년 짠 밥이 거저는 아니었구나 싶게 이것저것 사장님이 하라는 대로 성실히 했고 사장님도 꽤 만족하셨다.
사실 인터뷰 볼 때 엄청 걱정했었다. 남의 밑에서 일을 해본 것도 아주 오래전이고 그 상황을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사실 달갑지만은 않은 상항을 받아들이며 새롭게 적응해 가야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거 같기도 했다.
하지만 웬걸.... 찐 중년이 되어서인지 겁이 없는 건지 아니면 노후준비에 대한 절실함 때문인지도.....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디서 그런 적극적인 에너지가 솟아나는지......
어쩌면... 나는 이제야 비로소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 즐거움을 배워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