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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미곰미 Mar 28. 2024

딸과 단둘이 떠나는  해외여행기 (3)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그렇게 첫날을 보내고 이틀째날 오전에 루브르박물관을 시작으로 파리 투어를 시작했다. 진통제를 먹긴 했지만 컨디션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박물관 실내에만 있을거라 괜찮겠다 생각하고 갔다.


아침은 호텔 조식으로 맛있게 먹었다.

큰 호텔의 유럽조식에 비하면 가지수가 좀 적긴했지만 그래도 미국식 조식에 비하면 진수성찬이었다. 역시 유럽식 조식이 좋아를 외치며 맛있게 먹고 호텔을 나섰다.


로비로 내려가니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호텔에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있으니 우산도 2개 빌렸다.

딸이  예약한 우버를 타고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내렸다. 여러 갈래 길이 보이길래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갔다. 출근길 사람들도 있는듯 조금은 어수선했다.

루브르박물관 앞 통행로에서는  복싱을 배우는 모습도 볼 수있었다. 허긴 그들에겐 이곳이 그저 일상을 살아내는 장소일테니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광장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니 비오는 토요일 아침임에도 사람들의 긴줄를 볼 수있었다.

딸이 미리 예약해두었기에 금방 들어 갈 수있었다.

처음엔  줄이 여기저기 많아서 잠깐 다른줄에 서서 기다리다가 직원에게 물어보니 바로 들어 갈 수있었다. 미처 예약을 못하고 온 사람들중에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그 긴줄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투명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서서 짐검사를 하고 한층을 내려가니 박물관로비였다. 그곳에서 각나라말로 비치되어있는 설명서 중 한국말 안내문을 가지고 왼쪽 건물로 들어섰다. 멋진 조각상이 가득한 전시장이었다 . 

브런치를 통해 알게된 작가중에 루브르박물관의 조각상과 그것에 얽힌 스토리를 소개해주는 작가(YY massart)의 글을 통해 만났던 작품들은 확실히 눈에 익어서인지 반갑기도하고 좀 더 깊이 감상 할 수있었다.

전시된 작품도 멋있었지만 그 곳이 주는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건 각 작품앞에서 공부를 하는 그룹들이었다. 바닥에 자유롭게 둘러 앉아서 강사가 설명하는걸 놓칠새라 집중해서 듣고 기록하며 공부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그 많은 작품의 실물을 보며 그에대한  역사와 시대별 문화도 함께 공부할것이 부럽기도했다.

은 대학생인듯한 그룹도 있었고 동호회인듯한 중년그룹도 있었다. 곳곳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을 보며 습작하는 모습도 볼 수있었다.

예술가의 도시답게  이 세계적인 명소에서 일상의 예술을 즐기고 누리는 모습이 부러웠다.


세계적인 명작인 모나리자 그림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제대로 감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교과서에서나 보던 수많은  명작들을 직접 볼 수있다는 것에 그저 황홀한 기분이었다.

사실 파리를 오면서 다른건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루브르박물관에 들러서 하루종일 그곳에 머물며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었다.

지식이 많지 않지만 그래서 더 순수한 맘으로 감상할 수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여행중에 늘 생각하듯이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는거 같았다.  

그 수많은 작품중에 아무래도 어디선가 한번쯤 보았던 작품에 좀 더 관심이 갔다.

 사람들의 눈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유명한 작품 앞에는 그림 감상이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다음에 남편이랑 다시 온다면 정말 온종일 박물관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박물관 곳곳에 있는 카페에서 그닥 맛있어보이진 않았지만 샌드위치로 점심도 먹고 커피도 수혈하면 충분히 가능할거 같았다.

그땐 좀 더 그림에 대한 공부도 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탓에 생각보다 박물관 투어가 좀 일찍 끝났다.

2시가 지나서 박물관을 나온 우리는 박물관과 연결되어있는 쇼핑몰로 나왔고 거기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일단 첫날이니 오후에는 투어버스를 타고  파리 시내를 돌아보기로 하고 딸이  그자리에서 온라인으로 투어버스 예약을 했다.

그런데 박물관을 빠져나와보니 여전히 비가 오고있었고 내 생각과 달리 2층버스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나마  빈자리가 있던 버스의 2층은 반이 오픈형이라 비를 피할 수도 없었다.

그 와중에도 비를 맞고 오픈된 자리에  우산도 없이 모자를 쓰고 앉아있는 사람도 있긴했지만 우린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겨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서 밖을 보며 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온라인으로 페이를 다한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버스를 타고 있었다.

파리시내를 감상하고 싶어서 버스를 탓는데  아름답기로 유명한 비오는 파리의 거리를 제대로 감상 할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버스에 사람들이  많아져서 창문에 하얗게 서리가 낄때 쯤 버스에서 내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그곳이 샹제리제 거리와 에뚜알 개선문이 있는 곳이었다.


비오는 샹제리제 거리는 어릴적 합창곡을 부르며 상상하던 것과는 달리 훨씬 더 크고 멋진 거리였다.

에뚜알 개선문도 생각했던 것보다 웅장한 느낌이었다.

개선문 위에도 올라가서 파리 시내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었고, 비오는 샹제리제 거리도 마냥 걷고 싶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쌀쌀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아서 다  포기하고 짧은 시간 후딱 감상(?)하고 랜드마크 사진 남기고 아쉬움을 뒤로한채  얼른 우버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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