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에 내 이름을 써두는 이유〉
내 텀블러엔
늘 이름을 써둔다
가끔, 누가
슬쩍 들고 가버리기 때문이다
겉은 비슷해도
담긴 온도는 다르다
식는 속도
흔들리는 각도
입술에 닿는 결도
어제 쓴 글도 그렇다
아무 데나 두면
어느새 낯선 손에 있다
그 문장이
더 이상 나를 닮지 않을 때
나는 조용히,
다시 내 이름을 적는다
내가 마신 이야기엔
내 입김이 남아야 하니까
돌잡이때 연필을 잡아서일까요?!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입니다. 큰 나무(하람:嘏欖)처럼 선한 영향력을 선물해 드리고 싶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