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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이 되어 간다는 것

시상후기

by 산들하람


제1회 경북문경연가 디카시 공모전에서

〈오름〉이라는 시로 가작을 수상했습니다.


“가작입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내 시가 이름을 얻은 날’이고

‘마음의 결이 한 권의 책 속에 담긴 날’입니다.





<그릇이 되어 간다는 것>


어느 날은 너무 쉽게 금이 갔고,

어느 날은 속이 가득 차 넘쳐흘렀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알게 되었지요.

채우는 일보다 비우는 일이 먼저라는 것을요.


이번에 수상한 디카시 〈오름〉은

문경 찻사발을 바라보다 문득 떠올랐답니다.


흙으로 빚어지고

불을 견디고

빛 위에 올랐을 때

비로소 그릇이 되었지요.


그걸 보며 제 마음도 많이 닮았구나 싶었습니다.

지나온 시간의 불, 고요한 기다림, 속을 비우는 연습.

그 모든 것이 나를

지금의 나로 빚어준 것이 아닐까 하고요.


제1회 경북문경연가 디카시 공모전, 가작 수상.

상장의 무게보다,

그 안에 담긴 시간의 온기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손에 머무는 글이 되길,

누군가의 하루에 따뜻하게 놓일 수 있는

아낌없이 내어주는

넉넉한 그릇 같은 디카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조심스레 첫 마음을 기록해 봅니다.

그릇이 되어 간다는 것.

그건 곧, 나를 비우고

또 나를 채워가는 여정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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