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더조이를 사줄 수밖에 없는 이유
여느 집처럼 우리 집도 아침등교, 등원 전쟁을 치른다.
급하게 정신없이 하는 걸 안 좋아하는 나로선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도 느긋하게 먹고 여유롭게 준비해
일찍 등교를 했으면 하는 어디까지나 나의 바람이다.
현실은, 일어나라~일어나~ 여러 번 말을 해야 하고
2학년(9살), 7살인데 벌써 이러면 어쩌나? 일어나지도 않은 나중을 걱정하며,,,
“일찍 자면 아침에 일어나기 수월하다고 했지?”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하며, 간지럼을 태우며 억지로 깨운다. 하루이틀이지 주 5일 매일 이럴 땐 나도 지친다.
주말엔 또 왜 이리 일찍 일어나는지... 깨우지 않아도 7시 전에 일어난다.
(‘엄마도 늦잠 자고 싶다고! 청개구리들아~’)
아들은 주 3~4일은 스스로 일어나 아침공부를 하고 등교할 때도 있다. 참, 내 아들이지만 기특하고 대견하다. 부랴부랴 아침을 먹이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랑해, 잘 다녀와, 좋은 하루 보내” 등 버전을 바꿔가며 뽀뽀와 인사 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앗싸~ 혼자다!
휴~~~~ ‘이제 퇴근이다.' 육아맘은 이 시간이 퇴근과 다름이 없다.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2시 까지는 내 시간이다. 야호 해방이다! 볼일이 있으면 주중 이 시간에 모두 해결해야 한다. 일정이 없는 날은 누워만 있고 싶다. 진정한 휴식시간이랄까? 그렇지만 조바심이 난다. 청소, 설거지, 빨래등 집안일은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소파에 누워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확인 후 음악을 틀거나 라디오를 켠다. ‘얼른 해놓고 쉬자’라는 심정으로 고무장갑을 낀다. 빨래를 먼저 돌린 후, 아침 먹은 설거지를 한다. 아이들 방 놀았던 흔적을 제자리에 정리해 두고 이불정리를 한다. 먼지를 털고 청소기를 돌린다.
다 된 빨래를 건조기에 넣고,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어머!!!! 모든 게 싹~ 풀린다.
어쩜, 언제 이렇게 놔뒀을까?
청소하다가 발견한 흔적..... 나를 미소 짓게 한다.
찾는 재미까지 더해 너무 사랑스럽다.
엄마의 동선을 이미 파악했을뿐더러 연관성 있게 재미나게 놓아두었다니? 도치맘이에요! (도치맘=자식사랑으로 유명한 고슴도치를 빗대어표현)
아침으로 먹고 싶은 메뉴는 서로 다르고, 머리를 이렇게 묶어달라는 둥, 어쩌다 골라준 옷 안 입고 싶다는 둥 등 실랑이들이 사르르 녹으며 혼자 웃고 있다. 입가엔 미소로 가득하며, 마음은 충만해진다. 얼른 사진 찍어뒀다.
“엄마가 집에 있을 때 청소하다가
너희 덕분에 웃어!”
내 사랑 귀염둥이들~
그 이후로 나는 킨더조이를 사 줄 수밖에 없다.
다음엔 어디에 놔둘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