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너는 너
30년 동안 글을 쓰며
깨달은 네 줄
“분노한 지점이 바로
너의 지적 수준이고,
반박한 지점에
너의 결핍이 있다.”
-작가 김종원
한 동안 나를 사색하게 했던 네 줄.
'안 아프고 예쁜 몸'에서 우선 '안 아프고'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신체적인 아픔뿐만 아니라 마음의 아픔도 아픔이니까.
사춘기 시절을 사춘기인지도 모르게 조용히 넘어가서 인지 아니면 아이를 낳고 부모역할을 해야 하다 보니 미해결 된 감정인건지 뭐라고 정의 내리기 힘든 복합적인 감정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브런치북 '엄마의 해방일지'에서 읽은 부분인데, 방송인 김나영 씨도 "육아는 나의 가장 못난 모습을 매일 확인하게 만든다."라고 어느 육아프로그램에서 말했다고 한다.
잊고 살았던 어렸을 때의 감정들이 되살아나 화가 솟구쳐 욱하거나, 비교와 비난에 맞대응을 못해 억울해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고, 내 감정을 수용받지 못한 슬픔에 목이 메일 때도 많았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믿으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며칠 전 이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제야 깨달은 건지 무의식적으론 이미 알면서 나는 아닐 거라고 부정하며 여느 사람들처럼 그렇게 믿고 싶었나 보다.
가난을 대물림받은 부모님의 노력 덕분에 경제적 결핍은 벗어났으나 정서적 허기는 2대째 대물림되었다. 관심과 사랑을 끊임없이 갈구했고 인정욕구의 결핍은 어떻게 서든 채우려고 발버둥 치며 살았다.
엄마에게 자주 들었던 말,
“너는 절대 너네 아빠 같은 사람 만나지 마"
자신을 힘들게 한 남편을 닮았다는 이유로,
(실제 상상이상으로 힘들게 한건 사실이다.)
아빠는 그토록 자신의 어머니(할머니)를 고생시킨 당신의 아버지(할아버지)를 닮았다는 이유로,
인정은커녕 냉대와 미움받이 역할은 내 몫이 되었던 것 같다.
'부모가 자식한테 하는 소리는 자기한테 하는 소리'
라고 어느 심리 관련 책에서 읽은 것 같다.
“지 아빠랑 똑같아!”
나 역시 가끔 아이들한테 특히 애들 아빠 외모를 많이 닮은 아들한테 더 그렇게 말할 때 깜짝깜짝 놀란다. 너무나 듣기 싫었던 말을 내가 그대로 하고 있으니 정말 소름이 돋는다. 그럴 때마다 후회와 반성을 하며, 받아본 적은 없지만 듣고 싶었던 말을 전하며 내 아들과 딸에게 사과를 한다.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한다.
이제 나는 나의 감정이 전이되지 않기를 바라며,
살면서 내 안의 빛을 보는 것보다 그림자를 보는 일이 더 많다. 직면은 고통스럽다. 직면할수록 투사를 덜하게 되고 괴로운(감정의 지옥) 감정에서 점점 벗어날 수 있다. 반복되는 부정적인 감정에는 치유할 무언가가 반드시 존재한다. 동일시하거나 투사에서 벗어나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다. 찾아서 안정되어야 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분리과정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괴롭히던 감정의 정체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빠져나올 수 있다. 그리고 밑도 끝도 없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밖에 없으며, 내가 나를 존중하면 된다는 걸 배웠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릴 적 상처를 돌보게 되었고, 사랑과 안정적인 관계를 대물림해주고 싶다는 희망적인 목표도 생겼다.
글을 쓰면서 흘려보낸 것은 왜 화가 나있었는지 알게 된 이유다.
글을 쓰면서 얻게 된 것은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었고, 안정적인 관계를 원한다 이다.
마음을 대청소한 것처럼 개운하고, 해방감을 느꼈다. 그러고 나니 술과 야식에 쉽게 무너졌던 지난날과 다르게 이제는 참아진다. 새롭게 만든 습관의 루틴을 지키려는 나를 마주하는 중이다. 세 번째 허들을 넘은듯하다.
*P.S
1단계 : 쓸데없는 마음의 흔들림 멈추기
2단계 : 마음의 얼룩을 깨끗이 닦아내기
3단계 : 온전한 나의 영역에 머무르는 방법을 익히기
4단계 : 무너진 마음을 다시 바로 세우기
5단계 : 마침내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